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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책|만화|음악 2008. 1. 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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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읽어보려 벼르고 있던 건 사실이다. 이 작품이 아닌 [스나크 사냥][모방범]이었지만. 하지만 대타로 집어들었다 해도 [화차]의 눈부신 명성을 전혀 몰라뵜던 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던 이 소설을 모를 리 없다. 귀에 딱지가 베기도록 칭찬을 들었으니까. 사실 미야베 월드로 들어서기 위한 입장권을 너무 좋은 걸로 골라잡았나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리고 그 기대감을 이 작품은 여지없이 채워주었다.
     
    15년 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지금 현재 한국 사회에도 통용될 정도로 긴 생명력과 현시성을 갖췄다. 두툼한 분량임에도 빠르게 읽히는 건 물론이거니와, 요새 유행하는 반전이나 잔혹한 스릴러 코드를 갖추지 않아도 몰입감과 재미가 상상초월이다. '빨려들어간다'는 의미는 이런 소설을 두고 하는 말일터. 허상뿐인 신용 사회와 익명성이 판을 현재 우리가 진정 남을 알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일까 싶을 정도로 현재 물질 문명의 구멍과 검은 욕망을 깊게 파고 들어간다.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기막힌 범죄가 늘어가는 무서운 현실. 단순히 '업보고 굴레다'라고 치환해버리기엔 찜찜한 인면수심의 사회. 그걸 생생히도 담아내는 이 소설은 지름신 숭배에 익숙한 현재 소비만능시대에 크나큰 경종을 울려준다. 은은한 여운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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