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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
    책|만화|음악 2008. 1. 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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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깝게도 현재 추리소설에서 본격(혹은 고전) 형식의 퍼즐 미스테리를 접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의 진보와 매체의 다양화는 더 복잡하고 과학적인 사고와 자극적인 흥미만 요할 뿐, 페어 플레이 속에 피어나는 논리정연의 중요성은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다. 픽션들보다 더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현실의 무자비한 사건사고들이 가져다 주는 충격파가 한몫 했음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그런 면에서 현재 추리소설은 하드보일드와 사회파라는 스릴러, 반전과 싸이코패스 그리고 CSI만 남아 있을뿐, 엘러리 퀸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반 다인 등의 고전적 품격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가 버렸다.
     
    여기 1987년 혜성처럼 등장한 아야츠지 유키노의 이 데뷔작은 그런 고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오마쥬이고, 복고지향적인 동시에 현재에도 퍼즐 미스테리가 먹힌다는 사실을 입증한 작품이다. 이 작품 이후로 등장한 김전일코난 같은 만화는 실제 고전 미스테리의 트릭을 다뤄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퍼즐 미스테리에 목말라 했다는 반증이 아니였을까. 과거에 일어난 사건과 현재 사건을 교차로, 육지와 섬 사이에서 펼쳐지는 '폭풍의 산장' 류의 설정은 작위적이고 다소 유치할 수 있지만, 충분한 재미와 긴박감, 궁금증을 자아내며 속도감 있게 읽히는 마력을 갖췄다.
     
    트릭과 범인에 대해선 분분한 의견이 많지만, 무엇보다 확실한 건 고전이라 고사 직전에 놓여있던 퍼즐 미스테리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의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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