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쇼지 유키야의 '도쿄밴드왜건'
    책|만화|음악 2008. 1. 6. 23:37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없이 착한 소설이다. 놀라운 시청률을 자랑하는 밥상머리 드라마 KBS 일일 홈드라마보다도 더. 물론 싱거울 수 있다. 폐륜이 판을 치고 사강오륜이 눈물을 흘리는 현재, 쌍팔년도 비둘기합창을 연상케하는 대가족 이야기는 도덕 교과서 공자왈 맹자왈 만큼이나 박제된 게 사실이니까. 그럼에도 일상에 자리잡은 인간사,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드라마틱하고 자극적인 것만은 아니기에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들에 더 쉽게 반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착한 소설은 자극이 없다. 자극은 더 큰 자극을 요구한다. 순응이 되면 그건 더 이상 의미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애초부터 무자극으로 일관한다. 폭력, 섹스, 욕설이 거세되고, 가족이란 이름의 정서적 유대감이 잔잔한 소동극과 조우한다. 게다가 이 소소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죽은 자의 시선이다. (자극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순응의  재뱔견이자 재음미인 셈이다.

    오래된 솜털 이불만큼이나 두터운 포근함으로 무장해제시키는 이 소설은 낯간지럽지만 소중하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