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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리 스파이스 1집
    책|만화|음악 2007. 10. 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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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모르던 밀레니엄 시기. 한때 잠깐 음악을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다. 같이 공익하던 후배들(나이는 나보다 많은 형도 있었지만) 모아다가 우리도 카피밴드에서 시작해 메이저로 진입하자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나름대로 팀을 짜서 작곡과 가사를 준비했었다. 비록 귀차니즘과 과도한 민원, 주정차 위반 딱지에 지쳐 흐지부지되었지만... 그때 롤모델로 삼던 밴드가 바로 델리스파이스였다.
     
    몽롱하면서도 청량한 사운드, 나른하고 시니컬한 가사, 아마츄어리즘을 벗어난 세련된 연주가 어우러져 단숨에 언더에서 메이저로 올라선 드라마틱한 행적을 보인 이들은 아직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던락 밴드다. 울적한 기분, 답답한 마음,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를 때면 어김없이 볼륨을 최대로 올린채 이 1집 CD를 틀어놓는데, 그러면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단순하면서도 중독성있는 기타 루프에 온갖 스트레스가 날라가곤 한다. 정화되는 기분이랄까. 세월이 흘러도 싼티 나지 않고, 처음 받았던 임팩트를 그대로 돌려주는 그들의 사운드는 여전히 극강 포스를 자랑한다. 그 당시 우린 이런 음악을 하고 싶었다.
     
    지금 다시 하려고 한다면 그 순수한 열정을 불사를 수 있을까. 즐거운 인생은 오랜 희생과 노력이 뭉쳐져 만들어지는 것. 델리스파이스는 그걸 몸소 보여준 전설이었다.
     

    덧. 그때 우리 공익들이 뭉친 밴드명은 '유치빤스 왕빤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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