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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클 만의 '인사이더'
    영화|애니|TV 2007. 9. 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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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번씩 보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연례 행사처럼. 볼 때마다 새롭고, 감탄하며, 음미하곤 한다. 내게 [인사이더]는 그런 영화다. 99년 개봉한 이례 꾸준히 그래왔다. 미니멀하면서도 힘 있고, 묵직한 맛이 배가 되는 뚝배기 같은 영화.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꾹 쥐어지곤 한다. 물론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그러하지만, [인사이더]는 인상적인 액션이나 비주얼적인 시퀀스 자체가 없음에도 더 자주 보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시종일관 인물의 얼굴을 극단적으로 담는 핸드헬드 카메라는 진실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두 캐릭터의 고뇌를 그려낸다. 얼굴은 감정의 창이다. 그러나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우는 풍부한 표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피곤에 젖은 눈과 답답함에 꾹 다문 입술의 무표정만이 떠오른다. 때론 포커스가 맞지 않는 뒤통수만 담아낼 때도 있다. 역설적으로 거기서 그들의 내면을 읽을 수 있다. 마이클 만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보여지는 감정을 담아냄으로서 진실의 이면이 갖고 있는 폐해와 무서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알란 J. 파큘라시드니 루멧의 진실 추적과는 또다른 씁쓸한 묘미인 셈이다.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그게 용기의 차이이다. [인사이더]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되는 용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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