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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라의 '검은 집'
    영화|애니|TV 2007. 6. 2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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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 유스케의 소설을 읽은 지 꽤 됐지만 그렇게 무섭단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사실 여지껏 공포 소설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공포란 사람들마다 성장 과정의 경험에 비추어 일어나는 것과 본능적으로 생존에 대한 위협이 왔을 때 깨닫는 두 가지 경우에 의해 복합적으로 생기는 방어 체계인데, 도무지 픽션에 내 방어 기재 주파수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원작은 꽤나 찜찜한 기분을 안겨줬었는데, 바로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 어떤 위력을 갖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해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싸이코패스라는 용어로 정의내리고 분류한 살인마가 공격한다는 것이 아닌, 감정이 없는 인간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이랄까. (이는 논픽션인 존 더글라스마크 올셰이커같이 쓴 '마인드헌터'를 밁어보면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정말 강추하는 논픽션!)
     
    신태라의 [검은집]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우리나라 여름 시즌에서 지긋지긋하게 보여준 귀신 류의 호러에서 벗어나 사이코패스-살인마 류의 스릴러 문법을 성공적으로 이식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이런 장르가 없었다곤 말 못하지만 대중적인 호응도를 얻을 수 있을 만큼 기대치를 가져온 작품은 사실상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할리우드에선 지겹게 볼 수 있는 이런 스릴러들이 한국적 실정에선 가문에 콩 나듯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단 사실에 반성할 필요가 있다. 미스 캐스팅, 검은 집에 대한 미술적인 아쉬움, 사운드의 과잉 등 2% 모자란 영화적 아쉬움은 분명 있지만, 새로운 시도와 평균 이상의 만듦새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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