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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섭의 '아켈다마'
    책|만화|음악 2007. 6. 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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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션(Faction)이 인기다. [다빈치 코드]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예로부터 팩션은 많은 인기와 사랑을 누렸던 장르다. 다만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이후로 이 장르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듯 싶다. 정교한 자료 고증에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과거 음모 이론만 들이대던 어드벤쳐물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요 근래 나오는 팩션들은 모두 에코의 후계자를 자처한 듯 하다.  때론 무슨 역사책 보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으니.
     
    우리나라도 다양한 팩션들이 있다.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이나 김탁환의 [방각본 살인사건], 이정명의 [뿌리 깊은 나무] 등 주로 조선시대를 무대로 삼고 있다. 김명섭[아켈다마]는 이런 전형성에서 반기를 든다. 십자군 원정으로 유명한 성전 기사단과 악마주의를 바탕으로 유럽을 무대로 삼고 있는 국제적인 스릴러니, 조금 새롭다고나 할까. 시도와 노력은 분명 인정할만 하지만, 사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팩션은 오락성과 함께 역사적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하지만 [아켈다마]는 그런 조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지 못한다. 극적 긴장과 구조적 재미가 떨어진다는 것도 아쉽다. 납치와 악마주의 의식이라는 자극적인 장치들을 이용하지만, 효율적이지 못하고 방만한 전개에 그치고 만다. 차라리 스릴러로 풀었다면 탄탄한 재미라도 줘야 하는데, 스피디하지 못하다. 앨런 폴섬의 [모래]로버트 러들럼 소설들이 갖는 묘미를 생각해보자. 그들은 끊임없이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다.
     
    아켈다마란 '피의 밭'이란 뜻으로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자살한 땅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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