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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 킹의 '셀'
    책|만화|음악 2007. 6. 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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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킹은 레이먼드 챈들러와 애거서 크리스티와 함께 내 어린 시절을 풍미했던 3대 영미권 작가다. 물론 지금도 그건 여전히 유효하고, 이미 죽은 두 사람에 비해 여전히 쭈욱 활동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그로테스크하고 독창적인 상상력과 이를 안정되게 뒷받침해주는 탁월한 문장력을 소유해 이 업계(?) 쪽에선 이름 그대로 '킹'으로 인정해주는 공포의 제왕. 무엇보다 그는 사람 감정에 숨어있는 취약점들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공포심으로 치환할 수 있는 재주를 가졌다. 정신적 트라우마가 됐던, 유년기 시절의 아픔이었던, 기독교적인 원죄적인 담론이던 간에 그의 손을 거치면 환상적인 악몽 종합세트로 변해 아픔을 치유하거나 파멸시킨다. 그의 소설은 아름답고 잔인하며 무섭고도 감동적이다.

    2006년 신작인 이 작품 또한 전형적인 킹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인류를 위협하는 것들과 소수의 아웃사이더들이 힘든 싸움을 벌린다는 큰 플롯이 그의 다른 소설인 [그것]이나 [불면증], [스탠드]와도 대체적으로 맞닿아 있기 때문. 다만 좀비라는 대중적인 소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틀어 전혀 다른 뉘앙스와 풍자를 이끌어 낸다는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좀비가 나오지만 대규모 학살이나 난도질 같은 살육씬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스멀스멀 응집되는 그들의 존재감으로 두려움을 자아낸다는 점이 재밌다. [호스텔]의 엘라이 로스가 영화화한다는 점 또한 기대 20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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