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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프리 디버의 '본 콜렉터'
    책|만화|음악 2010. 8. 13. 23:42

    한달이 조금 안됐지만 기브스하고 누워있으면서 가장 몰입이 잘됐던 건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였다. 물론 [본 콜렉터]를 이미 영화로 먼저 봤다는 것도 무시 못하겠지만, 무엇보다 전신마비로 목과 왼쪽 손가락만 움직일수 있는 상황이 (물론 내가 조금 낫겠지만) 나름 비슷하다 여겨진 동질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허나 침대에 누워 성질을 내면서도 번개 같은 머리를 팍팍 굴려대는 라임의 카리스마가 더위와 노트북 열기에 간신히 허덕거리며 비실댄믄 내 초라한 몰골에 너무나도 비견됐기에, 더군다나 내 곁엔 수족처럼 돌아다니던 안젤리나 졸리 같은 여순경도 없었기에, 비교는 곧 열폭과 자학으로 그치고 말았다.
     
    안락의자 탐정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짜 침대 밖으로는 활동이 불가능한 법과학자를 등장시킨 제프리 디버의 캐릭터 창안 능력과 방대한 정보력과 인용, 그리고 스피디한 구조의 삼박자는 이 소설의 백미. 의외성을 던져주는 범인과 여순경 색스와의 플라토닉한 교감은 양념으로 적당하다. 영화에선 많은 걸 생략했지만, 디테일한 재미와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엔딩의 묘는 역시 분량에 관계없는 소설만이 가진 특권이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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