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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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Sensitive'책|만화|음악 2011. 11. 9. 05:39
가을이란 계절엔 전통적으로 발라드가 강세였다. 몰론 아침 저녁으로 스산해지는 바람과 입시 추위에 딱 맞춰 뚝 떨어지는 기온이 그 흐름을 부채질한 것도 무시 못하겠지만, 왠지 뜨거웠던 여름철의 시원한 댄스가 태풍처럼 휘몰아치고 가면 그 텅 빈 공백을 메꿔주는 건 언제나 감정을 복받치게 만드는 조용한 노래들 역할 같아서였다. 마치 뜨끈한 국물을 삼키듯 목구멍부터 뱃속까지 쭈욱 타고 내려가는 그 서글프고 청승맞던 한(恨)의 노래들은 서릿발처럼 찬 입동을 앞두고 구들장 속에 발을 디미는 것 마냥 후끈후끈 가슴을 달아오르게 했다. 사랑에 울고, 이별에 울고, 행복에도 우는 그 구질구질한 가사말 속에 감정이입해 흥얼거리다보면 동장군도 기를 펴지 못한 채 삼한사온이 후딱 지나가곤 했다. 발라드는 감정의 난로였던 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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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빈의 'Sad Ending'책|만화|음악 2011. 3. 24. 06:30
슈퍼스타에,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가 범람하고, 아이돌이 공룡처럼 지배하며, 조금만 지나도 살아있는 화석이 되어버리는 현 가요계 트렌드에서 이제 막 데뷔를 앞둔, 그리고 막 데뷔를 한 신인가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적어도 노래를 듣고 즐기는 청자聽者의 입자에선 너무나도 예능화되고 희화화되며 가볍게 소비되는 모습들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는 게 사실이다. 시대의 변화이고 조류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어디까지나 머리로서 그런 거고, 아직도 가슴으론 진짜 가수와 가짜 가수의 경계가 그어지고 나누어지며 소비되어진다. 스타트 라인에서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그들 또한 대중의 이중성을 누구보다 쉽게 느끼고 두려워하지 않을까. 허나 분명한 건, 그 가슴 떨리는 유쾌한 두근거림이, 죽을만치 무서운 설레임이 그들을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