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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베 미유키의 '누군가'
    책|만화|음악 2010. 1. 29. 05:35

    소소한 현실의 미스터리를 그리면서도 그 안의 어둠과 고뇌의 무게감을 담아내는 그녀의 필치는 여전하다. 담담하니 별다른 수식없이 써내려가는 문체 뒤에 예리하게 숨겨져 있는 수많은 감정과 상처들은 인간사 본연의 색깔을 보여주듯 형형색색의 다채로움을 뽐내지만, 저마다 응축된 독과 치명적인 악취를 지니고 있다. 일상이라는 덮개에 살짜기 덮여 드러나지 않았을 뿐, 사회의 가장 뿌리깊은 악의 시작은 그 소박하고 미묘한 심연 속에서 싹트고 있음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녀가 마츠모토 세이초 이름 뒤에 거론되는 건 그 때문이다.
     
    [이유]와 [화차] 등 빼어난 사회파 미스터리를 선보인 미야베 미유키는 [누군가]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아무래도 주인공인 스기야마가 경찰이나 탐정이 아닌 회사원인만큼 (스케일은) 더 작아졌지만 그만큼 (내공은) 더 단단해졌음을 깨닫게 만든다. 가장 무서운 건 드러난 상처나 흐르는 피가 아닌 썩어들어가는 고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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