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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로사와 기요시의 '밝은 미래'
    영화|애니|TV 2009. 11. 24. 23:15

    물 속에서 평온하게 부유하는 해파리의 독은 치명적이다. 천사의 모습으로 악마의 기운을 품고 있는 그런 이중성이야말로 구로사와 기요시가 포착한 젊음이다. 나른하면서도 몽롱한 현실감각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며 제목과 달리 막막하고 정체된 소통단절의 초상을 담담하니 담아낸다. 그럼에도 부유하는 청춘은 서서히 강물에서 바다로 나아가는데, 그 시간의 흐름을 통한 성장에서 소통하려는 의지를 읽어내고 밝음을 이야기한다.
     
    여러 작품을 통해 인간 본연의 기저에서 심리적 공포감을 탁월히 뽑아낸 바 있는 그이기에 젊음의 불안하고 미성숙한 감정의 폭발을 섬세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오다리기 죠와 아사노 타다노부의 만남도 화제였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메타포와 미장센을 보여주며 정적이면서도 과잉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밀레니엄 초의 희망을, 현재의 청춘을 스케치한 구로사와 기요시의 연출력이 매우 인상적이다.
     
    2004년 서울아트시네마 기요시 회고전 때도 느꼈지만 다시 봐도 여전히 그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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