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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머스 데븐포트와 브룩 멘빌의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
    책|만화|음악 2012. 10. 28. 04:16

    인생은 선택이다. 매순간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쌓여 실패와 영광, 후회와 만족을 가른다. 응당 유치원에서 배웠어야할 모든 것이자 인생의 생기초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점수와 등수에 밀려 그 중요성을 절절히 통감하지 못하지만, 자라서 매사 잘못된 선택에 한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과 십단위로 상승하는 혈압을 생각한다면 교육의 방향은 180도 바꿔야 함이 마땅하다. 허나 그래도 순간의 재기와 지혜를 깨우칠 나름의 편법이 존재했으니, 그건 바보상자로 눌리던 TV 속 광고에서였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던 금성사의 카피가 바로 그것! 때론 교육이란 미명 하의 일방적인 주입보다 이전투구 전파 낭비 속에서 피어나는 상술에서 더 큰 가르침과 교훈을 얻는 경우가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초딩도 뽑기에 따라 유희왕 카드의 별 갯수가 달라지고, 메이플 스토리를 잘하기 위해 유리한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쯤은 안다. 이것은 본능이다. (일개 게임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나름) 생존과 결부된. 문제는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한 효율적인 매커니즘과 일관성 있는 결정에 대한 결과의 포만감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선택과 결정의 질에 대한 고민인 셈이다. 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토마스 대븐포트와 브룩 맨빌이 지은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를 펼쳤다.

    답은 간단했다. 사려깊고 현명하며 위대한 사람이 존재할 지도 모르지만, 그보다 더 큰 명제인 '인간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를 떠올려 본다면 누구나 언제든 실수를 할 수 있다. 따라 한 사람에 의한 결정과 선택은 언제든 실패할 위험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바로 조직에 맡겨야 한다. 위대한 리더는 위대한 조직이 있기에 만들어진다. 이 시대의 탁월한 경영전략 애널리스트로 손꼽히는 토마스 대븐포트와 현장 일선에서 손수 뛴 바 있는 브룩 맨빌이 제시하는 모범 해답은 머릿수에 있다. 그들은 탁월한 결과의 결코 결코 어떤 개인에게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조직이야말로 하나의 개인이 가질만한 인간적인 약점을 약화시키고, 결정에 관여하는 의견의 수를 증대시켜 객관화를 유지하고 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믿었다. 더 나은 결과를 갖기 위해 다양한 숙의와 문제해결 과정을 거치고, 데이터의 활용과 분석과 같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효과적인 결정 기계가 될 수 있다 생각했다. 물론 훌륭한 리더의 존재 자체를 부인한 건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중요하다. 중요한 의제를 제시하고, 조직문화와 결정과정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다양한 의견이 참여할 수 있게 개인을 독려한다. 이는 조직에 대한 이야기지만 개인에 비춰 하나의 올바른 선택 매커니즘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 조언과 분석은 공유하고 교류하되, 이를 통해 실수의 여지를 최대한 줄이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독려하는 리더의 몫으로 결정을 남겨두는 셈이다.


    이 답에 대한 근거로 대븐포트와 맨빌은 12개의 예시들을 4개의 챕터로 나눠 소개한다. 첫 번째는 참여적 문제 해결에 관한 이야기. 두 번째는 테크놀로지와 과학적 분석이 만드는 기회, 세 번째는 문화의 힘에 관한 이야기, 네 번째는 방향 설정을 올바로 한 이야기. 모두 딱딱하고 어려운 이론적인 가설과 주장을 배제하고 실제적인 이슈와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들이 재미있고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게 배치했다. 나사의 디스커버리호 발사 승인 과정을 통해 이들 집단의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접근법과 조직 특유의 경직성과 수식성을 경계한 자유분망함이 살아 숨쉰다는 점에 감탄하고, 맥캔지 앤 컴패니의 인재 풀 변경 방식을 통해 다양성과 신뢰의 중요성을 통해 효율적인 결정을 만들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가 잘 아는 민주주의 시초 고대 아테네인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와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고심했던 미국의 샬롯 초등학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혼자일때보다 현명하다는 진리를 각인시키고, 데이터와 명확한 분석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대븐포트와 맨빌은 천재적이고 영웅적인 CEO의 신화에 대한 경계심과 불평등의 조성, 크나큰 타격을 안겨주는 실패를 묵과할 수 없기에 조직을 가장 합리적이고 겸손한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결단코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을 의심하고 우매하다 여기기에 집단을 해결책으로 생각한 건 아닐 것이다. 소통으로 결정에 도달하는 열 두 번의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최선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의사결정능력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건 분명 크나큰 기회이자, 또 새로운 도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떤 누구의 결정이든 선택은 그 자신의 몫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작은 날개짓 하나가 허리케인을 불러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인생은, 그리고 우리 세계는 관계의 카오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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