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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잭 스나이더의 '왓치맨'
    영화|애니|TV 2009. 3. 19. 23:52

    알란 무어의 '왓치맨'은 슈퍼히어로의 흥망성쇠이자 고백록이며 묵시록이다. 원작이 가진 깊이와 무게, 그리고 길이에 짖눌리지 않기 위해 영화는 달려간다. 쉴새없이 꾸역꾸역. 하나라도 빠질 새라 주의하며 심혈을 기울인 잭 스나이더의 열정은 마치 작정하고 만화책 한 장 한 장을 찢어 활동사진으로 만든 것 같다. [20세기 소년]처럼 원작자가 관여하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물론 (그렇게 꼼꼼함에도 불구하고) 흘린 몇몇 부분과 다소 과도한 선곡의 음악이 거슬리긴 하지만 상관없다. 이 정도면 선방한 거다. 누가 80년대 냉전 시대의 핵공포 속 범죄의 그림자에 쩔은 슈퍼 히어로의 자아분열기를 911이 발생한지도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지금 만들려고 손을 대겠는가.
     
    다만 잭 스나이더의 모범 답안이 훌륭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이미 놀랍도록 창의적이고 자기과신적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답안이 있었기에, 자꾸 망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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