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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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의 '전우치'영화|애니|TV 2009. 12. 23. 23:59
신인 감독이 만든 [전우치]가 이 정도라면 선방했다 치하하고 넘어가겠지만, 기대란 기대는 잔뜩 부풀려놓은 최동훈이 만든 만큼 신명나게 까야겠다. 쟁쟁한 올스타 캐스팅으로 '21세기 슈퍼 홍길동'을 부활시켜 놓은 희대의 B짜 정신에는 경탄해 마지않지만, 그 외 산만한 내러티브와 멀미나다 못해 알아볼 수 없는 촬영, 임팩트 없는 비주얼의 향찬을 벌린 대가로 100억은 너무 참혹하다. 그의 특기였던 대사빨이나 생생한 캐릭터 하나 건지지 못한 채 피식거리는 잔재미로만 두 시간을 연명해간다. 관객들도 도술에 취해 재미있게 봐주길 바랬다면 오산. 차라리 이들을 데리고 같은 제작비로 [타짜 2]를 찍는 게 나을 뻔 했다. 아님 남기남이나 김청기 감독에게 일평생 슈퍼 홍길동 속편을 찍게 해주던가. 키비주얼과 상상력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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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의 '타짜'영화|애니|TV 2007. 4. 12. 23:52
일 때문에 9편의 DVD를 다시 봤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서플이 죽여줬던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 SE]와 바로 최동훈 감독의 [타짜 SE]다. 순수하게 DVD적인 퀄리티로 따진다면 [텍사스...]가 할리우드의 규모를 보여주는 서플이어서 재미가 있지만, 영화적인 느낌에선 역시나 [타짜]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몇번을 봐도 김윤석의 '아귀' 연기는 최고다. 느물거리는 그 속물 근성이라니. [타짜]의 음성해설을 들으며 깨달았던 건, 제임스 카메론을 비롯한 외국 감독들은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한다는 거. 걔들과 우리는 발표 문화가 달라서 그런가? 감독이 되면 말빨 하나만큼은 정말 필요하지 않겠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