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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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잠자리가 바뀌었다.잡담 2016. 2. 4. 07:17
재작년에 태어난 조카들로 인해 내 생활도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일단 이 녀석들이 내 방을 너무 좋아한다는 거다. 방에만 들어서면 빽빽 울던 울음도, 짱알거리던 투정도 어느새 그치고, 호기심 잔뜩 어린 눈초리로 이곳저곳을 살피느라 정신없다. 나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어느 것부터 만져봐야 하나 골똘히 고민하는 악동들 같다. 그래서 가끔 우는 아이들을 달래려 피난처로 내 방이 활용되곤 하는데, 이때문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건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진 내 수면욕이다. 다른 방에서 쪽잠을 자거나, 침낭도 활용해 봤지만, 원천적인 해결점을 전혀 가져오지 못해 좌절하던 차, 작년 말 이케아에 놀러갔다 기가 막힌 방법과 조우하고 말았다. 그 이름하여 벙커침대! 짜잔!! 정확한 명칭은 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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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A.잡담 2009. 5. 22. 22:36
서른 다섯 시간을 넘겼다. 눈 뜨고 있은 지. 어제 낮 11시에 시작한 하루는 도통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머리 속은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듯 갑갑하고 흐릿하며, 뻑뻑해진 눈에선 계속 눈물이 주룩주룩 내린다. 판단력은 비오기 전 날씨마냥 흐려질 대로 흐려지고, 입으로 들어가는 게 골판진지 음식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더욱 엿같은 건 졸려운데도 막상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 너무 피곤할 때 잠 못이루는 뒤숭숭함처럼 자야할 시기를 놓쳐버린 지금, 그렇게 평소에 괴롭히던 몽마(夢魔)는 홀연히 내 곁을 떠나버렸다. 시뻘게 진 두 눈을 비비며 좀비처럼 어기적거리고 배걔를 껴앉고 있는 난 지금 D.O.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