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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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무르 베크맘베토브의 '원티드'영화|애니|TV 2008. 7. 1. 23:56
'워치' 시리즈로 인상적인 비주얼에 자신 있음을 만천하에 공표한 이름도 어려운 이 러시아 감독은 헐리우드에서도 자신의 색채와 낙인을 전혀 거둘 생각이 없나 보다. 원작 만화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온갖 중력과 물리 법칙들을 무시한 현란한 카메라 워크에, 감성을 거두절미하게 떼어버린 박진감 넘치는 연출력, 그리고 양념으로 안젤리나 졸리나 모건 프리먼, 테렌스 스템프 같은 배우 파워를 얹은 이 단순무식한 - 또다른 슈퍼히어로 무비는 그의 그런 한계와 장점을 동시에 드러낸다. 극단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에게 황홀한 패티즘을 안겨주지만 텔링에 대한 마취까지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히어로의 탄생을 다루고 있음에도 캐릭터의 깊이는 계란 지단처럼 얄팍하고, 암살단의 유구하고 장대한 설정은 자위하다 들킨 아이의 변명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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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모렐의 '테이큰'영화|애니|TV 2008. 4. 20. 23:19
지금 한국에서 [테이큰]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4월 비수기가 도래했기 때문이 아니다. 보수 우경화의 득세로 정치를 관람하는 시선이 변했기만도 아니고. 그저 그간 일어났던 일련의 납치, 강간, 살인에 두려워하던 소시민의 공포와 두려움을 해소시켜줄 매개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아버지상, 가족을 그리워 하면서도 표현 못하던 그 큰 뒷모습, 그 속에 담긴 부정(父情)이 그리운 것이다. 이건 람보나 코만도 류의 하디 보디(hard body)에 대한 경탄이나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의 힘의 논리와도 조금 다르다. 자경단이되, 보다 진화된 개인주의적인 AT필드(보호막)의 발현인 셈이다. 단순한 힘자랑으로서 월드 폴리스의 오지랍이 아닌 방어 기재에서 작동하는 고독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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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드봉의 '스피드'영화|애니|TV 2007. 6. 2. 23:24
영리한 각본이란 바로 이런 영화를 두고 말하는 법. 이때까지 일반적이던 캐릭터 중심의 액션 시나리오를 벗어나 사건에 더 주안점을 두고 극단으로 밀어붙인 구조가 파격적이다. 지금이야 이런 류의 액션 영화들이 뻔하지만, 94년 당시 그레이엄 요스트의 각본은 모험이었다. 키아누 리브스와 데니스 호퍼라는 배우는 단순히 선과 악의 이미지만 피상적으로 대표할 뿐 공감할 만큼의 동기부여나 다층적 의미를 지니지 않아 얄팍하기만 하다. 대신 엘리베이터에서 버스, 지하철로 점점 더 스케일이 커지는 액션의 확장은 굉장히 계산적이고 단계적이며, 마치 게임의 다음 스테이지에 들어가면 더 어려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액션의 난이도를 높여 긴박감을 더한다. 액션 히어로와 악당 간의 고뇌와 비애, 대치 속에 보여지는 긴장과 유머를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