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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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판을 엎어라'책|만화|음악 2012. 2. 7. 22:51
가로 세로 19줄씩 모두 361점으로 이루어진 나무판 위에서 검은 돌과 흰 돌로 서로 번갈아 두며 집을 많이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바둑은 서양의 체스와 함께 그 안에 담긴 오묘한 지략과 드라마틱한 흥망성쇠로 인해 마치 인생 여정에 비유되며 인격수양과 심신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지상 최고의 게임이자 지적인 스포츠다. 국내에도 이미 500만명이 넘는 아마츄어 동호인과 200명이 넘는 프로 기사를 두고 있는데, 높은 인기와 폭넓은 저변 그리고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는 편견 또한 짙은 편이다. 일본에선 어린 바둑기사가 명인의 도움을 받아 활약하는 [히카루의 바둑(고스트바둑왕)]이란 만화로 어린 팬덤이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했다고 하는데, 정작 실제로 이런 어린 천재기사들 즐비했던(9살에 입단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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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뮬러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책|만화|음악 2011. 11. 28. 21:31
학창시절 전파과학사에서 나오던 현대과학신서와 블루백스 번역판을 즐겨 탐독하던 이과생으로 - 사실 물리학보단 생물학을 더 좋아했지만 - 과학교양서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은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과학이나 수학을 잘해서라기 보단 긴 수업과 보충으로 다져진 익숙함 때문이라는 게 더 그럴 듯한 이유겠지만, 사실 그런 책들을 즐겨 보던 형에 대한 영향력과 조그마한 관심도 한몫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나 조지 가모프의 '이상한 나라의 톰킨스씨'같은 서적들은 인생의 필독서로 뽑을 만큼 감명깊게 보고 또 보곤 했는데, 화려한 수식과 기본적인 지식 없이도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접근하는 방식을 보며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느껴질 수도 있구나 경탄하곤 했었다. 지금이야 이러한 스타일이 트렌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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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울러의 '블러드 차일드'책|만화|음악 2011. 10. 6. 23:34
뺑소니 사고로 기억상실을 경험하게 된 소년.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런 상황 속 의식의 한편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머리칼, 푸른 눈동자의 소녀와 마주친다. 어디선가 본 적도 없는 그 신비스러운 모습에 소년은 천사라 칭하지만, 자신의 과거조차 완벽히 복구되지 않은 그에게 적지 않은 두려움과 혼돈의 대상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때론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때론 불안하고 불길한 징조로 다가오는 그 실체에 소년은 당황하지만, 이는 이미 자신이 사고를 당하기 전부터 겪고 있었던 문제라는 걸 부모와 마을 사람들을 통해 깨닫게 된다. 더욱이 그런 자신의 모습이 그렇게 환영받는 처지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며, 불편한 과거와 두려운 환영의 공존은 감수성 예민한 소년의 심리와 정체성을 마구 짓밟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