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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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잡담 2008. 10. 10. 23:49
환율이 미쳤다. 증시는 곤두박질. 경제가 비명을 지른다. 여기저기 난리다. 지난 9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는 10여년 전 IMF 몸살을 떠올리게 한다. 무능력한 정부와 대책없는 국회는 여전히 똑같지만, 이젠 우리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게 더 심각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아이슬란드 국가 부도 위기 사태가 남의 일 같지 않다. 하루하루 들려오는 뉴스가 웬만한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뺨친다. 이러니 극장이 한산할 수 밖에.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데 우리네 한국인들이 너무 익숙해질까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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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공포.잡담 2008. 9. 27. 02:25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사라지고 만 것인가. 담배도 안 피는 난 그럼 사람 만나서 뭘 해야 되지? 그나마 '커피라도 한잔?' 이게 접대 멘트였는데. 이젠 시덥지 않게 담배를 꼴아물던, 편의점까지 가서 같이 당근 주스를 사먹던, 원두커피 전문점에서 값비싼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커피 자판기의 추억은 다 잊으란 얘기다. 납 게와 벽돌 고추가루에 이어, 가짜 달걀과 멜라민 분유까지 음식에 대한 반중 감정이 새삼스레 고갤 들고 있단 얘기도 어느 정돈 이해가 된다. 벌써 몇번짼가 지금. 이런 상황에서 보다 빠른 정부의 대응과 식약청의 신속한 행보를 기다리는 건 나만의 욕심일까. 다른 먹거린 정말 괜찮은건지. 뇌에 구멍이 뚫려 죽던, 요로 결석에 호흡곤란으로 죽던, 재활용 반찬 먹다 간염에 걸려 죽던, 음식 때문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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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잡담 2008. 5. 26. 01:12
대한민국 국민되기 어렵다. 깨어있는 지성과 행동하는 감성을 동시에 지닌 채 뜨거운 심장으로 무능한 실무자들을 하염없이 바라봐야 하는 아픔을 견뎌내야 되기에. 광우병에 대한 의학 상식과 정부 고시에 대한 정치 공부 외에도 국제법까지 일일리 챙겨봐야 하기에. 촛불 들고 시위하며 분신 하고픈 맘 참아가며 방패 세례와 물대포를 맞아야 되기에. 그런 뉴스를 보며 불끈 불끈 솟아오르는 감정 억제하며 뒷목 부여잡기 급급해서.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며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가는 내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나는 광우병과 폭력 경찰이 무서워 집에 숨은 겁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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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봉송 '성화'잡담 2008. 4. 28. 15:42
신념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이성적인 믿음이 의지를 만나 굳은 심지가 되기도 하지만, 논리의 바탕이 되는 이성보다 감정적인 발화점이 더 높기에 언제 어디서 맹복적인 광신으로 폭발할 지 모른다. 종교와 마찬가지로 비합리적인 지역적 논리가 폐쇄적인 전통과 만나 '우리'를 규정짓는 민족주의는 '우리'를 벗어난 타자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선 비판적하다. 그것이 다수의 집단과 무소불위의 권력을 만나 세력화되면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광기로 변한다. 이게 진정한 파쇼고 호러다. 성화가 성화다. 다 때려쳐부라 한마디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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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공화국 대한민국.잡담 2008. 1. 8. 22:49
대한민국은 초인을 양성한다. 태어날 때부터 자랄 때까지 16년간 매번 바뀌는 입시 정책과 싸워야 하고, 말도 안되는 부실 급식을 뚫고 체력을 유지하며, 왕따 양성소와 자살 생성소에서 무사히 견뎌내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하철 화재와 다리 붕괴, 가스 폭발과 백화점 붕괴라는 굵직굵직한 중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때때로 미군 장갑차라는 실전용 무기와 맞딱들이는 황당한 경우도 없지 않다. 대학 가면 기본적으로 토익과 토플이라는 지적 검증 절차가 남아있으며, 남자는 2년간의 군생활 동안 의문사와 구타와 싸워야 하는 보너스 스테이지를 거친다. 졸업하면 이태백이 되지 않게 구직에 힘써야 하며, 취직해도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에 걸릴까 조마조마 생활이 이어진다. 그러면서 종종 비행기 추락과 여객선 침몰,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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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잡담 2007. 12. 23. 14:43
기름 유출이 된지 2주가 지났다. 바다는 썩어가고 주민들 마음은 죽어간다. 그럼에도 원인 제공자들은 뒷짐 지고 모른 척에, 정부측 대응은 미온적이기만 하다. 그 부담과 뒷감당은 국민들이 안고 살아가야 할 몫이다. 뭔 잘못을 했길래. 언제나 사고치는 아들 둔 부모처럼 희생을 강요하는가. 거리의 시인들의 '착한 늑대와 나쁜 돼지 새끼 3마리'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이제 나는 더 이상은 못 참겠어. 괴롭힘 당하면서 더 이상은 못 참겠어. 세상엔 왜 이렇게 나쁜 놈들 많은 건지. 이렇게 살아가느니 차라리 싸워보겠어. 진정 국민들이 일어나 싸우길 바라는 걸까. 한명 한명 투사로 만들어줄 생각인가. 인내력 테스트도 정도껏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