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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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의 '악마를 보았다'영화|애니|TV 2010. 8. 12. 13:15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복수의 가장 좋은 정의는 받은 만큼 (이자 치면 더 좋고) 돌려주는 것이다. 제삼자가 되어선 전혀 모를 그 감정, 그 기분은 심지어 원인제공자도 당사자가 되지 않고선 실감할 수 없다. 사회에선 법과 용서라는 제도적 장치와 양심을 원하면서도 막상 자신에게 닥치면 이율배반적으로 복수의 테마를 쉽사리 꺼내드는 건 그만큼 감정적이고 원초적인 해결책인 동시에 확실하고 통렬한 쾌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건 자연의 법칙이고 본능이니까. 자가당착의 딜레마와 지독한 허무감을 수반하면서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경단류의 영화나 복수담에 집착하는 건 그래서 어쩔 수 없다. 악마를 보았고, 그에게 당했다면, 자신이 악마가 되는 수밖에 없다. 김지운은 박찬욱과 다른 방식의 복수담을 펼쳐보인다. 잃어버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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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영화|애니|TV 2008. 7. 20. 23:46
장르에 집착하며 스타일리쉬하다는 건 득일까 실일까. 제법 필모가 쌓인 김지운은 이제 그 두 가지 전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이 원한건지, 의도치않게 그렇게 된건진 모르지만, 그는 '한국에서 감독은 브랜드다' 라는 명제에 가장 걸맞는 자취를 밟아왔다. [놈놈놈]은 그런 발자국에 정점을 찍었고. 평단이 사랑하고 대중이 지지하는 이 데뷔 10년차 감독은 어마어마한 예산을 휘두르며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펼쳐보인다. 스파이시한 앙념을 잔뜩 버무린 채, 보면 먹지 않을 수 없게끔 탐스럽게. 그러나 [놈놈놈]은 이름값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그렇다고 전혀 맛 없지도 않은, 그런 음식점의 메인 요리를 먹었을 때처럼 뜨뜨미지근한 심정을 안겨준다. 아름답고 인상적인 비주얼이라는 상찬(賞讚)엔 동의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