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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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의 '악마를 보았다'영화|애니|TV 2010. 8. 12. 13:15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복수의 가장 좋은 정의는 받은 만큼 (이자 치면 더 좋고) 돌려주는 것이다. 제삼자가 되어선 전혀 모를 그 감정, 그 기분은 심지어 원인제공자도 당사자가 되지 않고선 실감할 수 없다. 사회에선 법과 용서라는 제도적 장치와 양심을 원하면서도 막상 자신에게 닥치면 이율배반적으로 복수의 테마를 쉽사리 꺼내드는 건 그만큼 감정적이고 원초적인 해결책인 동시에 확실하고 통렬한 쾌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건 자연의 법칙이고 본능이니까. 자가당착의 딜레마와 지독한 허무감을 수반하면서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경단류의 영화나 복수담에 집착하는 건 그래서 어쩔 수 없다. 악마를 보았고, 그에게 당했다면, 자신이 악마가 되는 수밖에 없다. 김지운은 박찬욱과 다른 방식의 복수담을 펼쳐보인다. 잃어버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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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니스펠의 '13일의 금요일'영화|애니|TV 2009. 3. 14. 21:13
점점 더 고문 영화에 가까워지는 현재 호러 영화에서 리메이크 붐은 일종의 버전 업이자 정화 작용이다. 느리고 정적이던 고전에 최첨단 비주얼을 이식할 것. 그리고 극대화되고 리얼해진 고어 효과에 무뎌지는 관객들에게 과거 슬래셔 무비에 등장했던 추억의 살인마가 가진 카리스마로 색다른 공포와 전율을 줄 것. 이건 무의미할 정도로 잔인하게 학살하는(혹은 거의 해부 수준인) 싸이코패스 살상극과는 분명 다른 요소다. 프레디, 마이클 마이어스, 그리고 핀헤드와 제이슨은 나름대로의 자신의 규칙과 낭만(?), 그리고 품격(?)을 가지고 있었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으로 고전 호러 리메이크의 시발점을 연 마커스 니스펠 감독은 이번 [13일의 금요일]에서도 전작의 영리한 접근법을 잊지 않았다. 빠르고 강력한 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