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크리스마스 선물.
    잡담 2012. 12. 25. 13:25

    자고 일어나니 초딩때도 제대로 몇 번 받지 못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산타클로스 할아범이 뾰로롱~ 두고 가셨다. 세계 멸망에 대비해 영세 받고 성당을 다니기 시작했던 게 퍽이나 기특했나 보다. 믿거나 말거나. 선물은 로모그래피에서 작년 이맘때 출시해 꽤나 높은 화제를 누렸지만, 금새 잠잠해진 로모 키노란 녀석이었다. 사실 그간 로모 카메라에 끊임없이 눈독을 들이긴 했지만, 필름 구매와 현상이라는 지불요소와 귀찮음이란 두 가지 악재(?)로 인해 고려 대상에서 밀려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나처럼 가난하고 게으른 녀석에겐 어울리지 않아' 위로하며 넘어가곤 했다. 근데 막상 손 안에 들어오니... 역시나 필름 살 돈이 없고 또 커플들이 환호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강추위라 나가기가 귀찮다. 훗. 나란 남자 그런 남자.



    다른 로모 카메라처럼 기능으로 승부 보는 녀석인데, 36컷짜리 35mm 필름을 넣으면 144프레임까지 늘려 간단한 무성 영화같은 무비 클립을 찍을 수 있는 구조다. 1초에 24프레임을 돌릴 자신이 있으면 정말 좋은 무브먼트를 보이겠지만, (그럴 불꽃 체력은 사실 질풍노도 사춘기때도 존재하지 않았고) 천천히 돌려 1초에 2~3프레임만 담아도 꽤 넉넉한 분량의 일상을 담을 수 있다. 값비싼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한다면 악세사리로 나온 스코프나 스마트폰 홀더로 실시간 감상이 가능하지만 내게 그런 사치는 머나먼 천국의 얘기일 뿐이고, 피같은 돈으로 인화, 빡세게 형네 집에 있는 필름 스캐너를 빌려 이미지로 추출, 편집기로 클립을 만들어야할 노가다만이 정답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암튼 커플지옥 솔로천국. 메리 크리스마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