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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카모토 기도의 '한시치 체포록'
    책|만화|음악 2010. 7. 15. 23:38

    괴담이 좋은 계절이다. 적절히 모골이 송연한 기분은 끈적하고 더운 여름을 시원스레 보내준다. 너무 강도가 쎄 가뜩이나 열대야에 뒤적이는 밤, 귀신까지 합세하면 불면의 이중고에 시달리겠지만, 그래도 자꾸 눈 가리면서도 궁금해지는 게 이쪽의 매력일터. 그래서 분위기는 은근 잡지만, 유령보다 더 무서운 옛 에도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런두런 늘어놓는 [한시치 체포록]은 무더운 여름밤 하드바 하나 입에 물고 선풍기 돌려가며 어둑어둑한 독서등 켜고 읽기에 딱 좋다. 기이하고 수상스런 사건들이 펼쳐지지만, 얽히고 섥힌 싶타레를 진득하니 풀어 헤치는 한시치의 담백한 활약상이 숫제 일본판 셜록 홈즈 못지 않다.
     
    잔혹하고 끔찍한 현재 일상사에 지치고 질력 났다면, 조금은 순수할 수도 있어 보이는 미신과 혼백에 고개를 조아리던 과거의 사건과 사연들이 조금은 낭만스레 비칠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도 여전히 숨겨져 있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과 시기는 어쩔 수 없는 듯. 문득 김내성의 [연문기담]도 읽고 싶어졌다. 덥고 더운 여름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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