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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쿠마루 가쿠의 '천사의 나이프'
    책|만화|음악 2010. 1. 21. 02:19

    나날이 잔혹해지는 사회 범죄 앞에 무력한 일반 시민을 더욱 열받게 만드는 건 모순된 제도 탓이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일면만 바라보는 시선 또한 가슴을 시퍼렇게 멍들게 만드는데,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벙어리 냉가슴이란 답답한 감성까지 잘 파고든 미스터리가 바로 [천사의 나이프]다. 점점 어려지면서 영악스럽기 짝이 없는 소년범죄를 파고든 이 소설은 사회파 계열처럼 강렬한 이슈와 화두를 던지면서도 반전이란 깜짝쇼를 통해 퍼즐 미스터리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솜씨다.
     
    죄값과 갱생이라는 상반된 입장 아래에 놓인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헤아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청기 내려 백기 올려 식으로 어느 한 쪽의 손을 막연히 들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재미 아래 숨겨진 그 진지한 물음과 고민이야말로 일본 미스터리가 가진 저력이 아닌가 싶다. [13계단]과 마찬가지로 이건 덮어도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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