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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니 스콧의 '펠햄 123'
    영화|애니|TV 2009. 6. 20. 23:32

    액션 블록버스터로 포장됐지만, 실상 [펠햄 123]은 소품 스릴러다. 두 남자의 심리 게임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와 호흡이 호기심과 재미를 불러 일으키기에, 바로 그 대화가 주가 되기에, 어쩌면 연극적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중간 말미까지 교차로 진행되는 현금 수송 작전만 없었다면 규모는 더욱 작아졌을 것이다. 선전과 영화 본편의 간극이 크기에 거대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감이 쓰나미 밀려들듯 몰려올테지만, 기대라는 부담감을 버리면 오히려 킬링타임용 영화로 제 몫을 해낸다.
     
    브라이언 헬겔랜드의 각본은 엔딩으로 갈수록 다소 힘이 빠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공력과 짜임새만큼은 헛헛하지 않다. 월터 매튜와 로버트 쇼의 원작을 찾아보고 싶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 덴젤 워싱턴과 존 트라볼타도 좋고. 광과민성 증후군을 불러일으킬 만큼 정신없는 뮤직비디오스러운 편집 외엔 토니 스콧의 연출력도 여전히 봐줄만하다. 그러고보니 이 아저씨, 한국에서 노인 취급받는 '지공'의 나이에서 딱 1년 모자르다. 블록버스터들이 격돌하는 여름 시즌에 아직도 선봉장에 선 그의 존재가 새삼스레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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