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겨울은 지하철 바람과 함께.
    잡담 2008. 11. 17. 23:05

    지하철이 플랫홈으로 미끌어져 들어오며 확 불어닥치는 바람처럼 갑자기 날씨가 매서워졌다. 시큰하고 아릴 정도의 추위 속엔 무딘 커터 칼날 같은 먹먹한 기운이 품어 있다. 옷깃을 여미지만 조그만 틈새라도 치고 들어오는 서늘한 감촉마저 감출 순 없었다. 여린 노인처럼 발발 떨리는 뼈마디. 아이처럼 칭얼대는 몸의 비명. 쪽팔림을 감수하고서 벽에 기대 진동을 멈추려하지만, 벽이 더 차다. 이빨마저 부딪쳐올라쯤에 다행히 지하철에 올라탔지만, 이미 시작된 겨울에 대해 치밀어 오르는 욕마저 감출 수 없었다.
     
    아 C8. 열라 춥네. 길고 긴 차디찬 어둠의 계절 속에서 여명을 기다리는 나의 바램은 언제 이뤄질런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