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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버트 해리스의 '폼페이'
    책|만화|음악 2008. 7. 1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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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가본 폼페이는 그저 돌무더기 형상의 사람들이 전시관 유리 속에 누워있어 무서웠단 기억뿐이고, 실질적으로 그 역사적 사실이 피부에 와닿은 건 국민학교 시절 전집류로 읽은 '폼페이 최후의 날'이란 소설 덕분이었다. 낭만적이면서도 모험 가득한 이 얘긴 영화로도 만들어져 아직까지 내 머리 속에 박혀있는데, 그 잔상이 꽤나 컸던지 폼페이라 하면 다른 걸 떠올릴 수가 없다.
     
    그런 이유로, 아니 그런 심한(?) 편견 탓에 로버트 해리스의 [폼페이]는 읽어보기도 전에 내게 꽤나 심드렁하게 다가온 게 사실인데, 에드워드 조지 불워 리튼이 2세기나 앞서 한 얘길 또 동어반복한 이유가 뭔지 궁금해 펼쳐봤다는 게 더 맞는 말일듯 싶다. 엄청난 호평과 요란한 광고문구, 상위권에 랭크된 베스트셀러에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꽤나 단선적인 캐릭터와 조촐한 구조, 팩션이지만 획기적인 음모이론이 없어 다소 심심한 편이지만. 딱 한가지 그리고 가장 강력한 미덕 하나만은 갖췄다 생각한다. 로마시대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일커러지는 수도사업을 통해 화산을 유추해낸다는 아이디어. 이것으로 박진감 넘치게 폼페이 화산 폭발까지 달려가는 긴장감 하나만큼은 마이클 크라이튼 소설에서 나타나는 하이테크 스릴 못지 않게 뛰어나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꼼꼼한 묘사가 뒷받침돼 그 시대 로마를 상상하게 할 재미를 안겨주지만, 감동과 극적 카타르시스는 약한 - 비주얼 특화 전문인 할리우드산 블럭버스터 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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