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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정의 '궁녀'
    영화|애니|TV 2007. 10.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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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의 혼용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첫째 만드는 사람이 장르 자체에 익숙하지 않거나, 둘째 장르에 맞지 않은 이야기나 설정을 결합해 장르의 색채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장르는 일종의 규칙이고, 컨벤션이다. 리듬과 템포, 형식이 있기에 그걸 맞춰주거나 무너뜨리고, 엇박으로 갈 때 재미가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노련한 감각이나 센스 없이는 장르 영화 연출하기란 쉽지 않다) 아울러 이종교배에서 오는 재미 역시 그 둘의 이질적인 표피가 남아있기에 가능한 거다.
     
    아쉽게도 [궁녀]는 후자의 실수를 범한다. 추리물 이야기에 공포물 이야기을 섞어 장르의 규칙이 깨진 셈이다. 물론 [혈의 누][극락도 살인사건], 혹은 딕슨 카의 많은 추리소설이 그렇듯 성공한 좋은 예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수학 문제엔 답이 있듯, 추리물엔 범인이 있다는 공식마저 부인하진 않았다. [궁녀]는 미스테리에 대한 답에 너무 많은 모호함을 보였다. 이는 다양한 해석을 던져주기보단 혼란감만 가중시킨다.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 미덕까지 무시할 수 없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놓고 스피다하게 전개하는 방식이나 주조연진의 균질한 연기 만큼은 탁월하고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더욱이 궁녀라는 이면의 세계를 실감나게 묘사해낸 디테일함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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