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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호의 '이프'
    책|만화|음악 2007. 6. 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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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 PC통신은 한국 최고로 장르 문학이 판을 치던 곳이었다. 신춘문예 같은 순수 문학 공모와 달리 PC통신에선 호러, 판타지, SF와 같은 한국에선 버림받던 잡다한 펄프 픽션들이 배출되었고, 숨어있던 내공 만땅의 아마츄어들이 사파(?) 문학의 고수로 새롭게 대접받은 것이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퇴마록]의 이우혁, [드래곤 라자]의 이영도, [고양이 여인숙]의 유상욱, [어느날 갑자기]의 유일한 등이 바로 대표적인 케이스.
     
    [흉가][모녀귀(분신사바)]로 이름을 알린 이종호 역시 마찬가지다. 꾸준히 공포 소설만 써온 그는 PC통신에서 데뷔한 작가답게 빠른 이야기 전개와 독특한 아이디어, 글에 대한 몰입감이 뛰어나다. 최면과 자살을 소재로 한 이 작품 역시 그러한 특징들이 두드러지는데, 여러 인물들을 직조해 사건을 연결지어 나가는 재미는 마치 케빈 베이컨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다. '스벵가리'라는 맥거핀을 적절히 활용한 것도 재밌고. 다만 좀 더 개연성에 신경쓰고 짜임새를 높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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