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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로 Go! 인생도 Go!잡담 2010. 12. 5. 05:27
불면의 밤에 시달리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난 전차를 몬다. 생에 비관해 누군가 뛰어들고, 성추행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가상의 그 공간은 꽤나 위안이 된다.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소리와 빠르진 않지만 묘한 사실적인 질주감이 주는 안도감 때문일까. 어둡고 긴 통로를 지나 환히 밝아오는 각 역에 도착할 때마다, 변해가는 풍경 속에 언제나 한결 같은 철로를 따라 갈 때마다, 삶의 고비를 넘고 주어진 시간의 길을 묵묵히 걷는 기분이 들어 경건해지기까지 하다. 전차로 Go!는 얼핏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완주했을 때 의미가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게임이다. 그저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역이 보이면 잠깐 쉬어가고.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완주하고 싶다. 사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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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잡담 2007. 1. 28. 03:32
내가 온 국민의 장르(?) RPG와 전략 시뮬레이션을 안하는 건 - 어찌보면 단순한 핑계일지도 몰라도 - 게임 클리어 시간 때문이다. 한 게임당 그리 만만치 않은 시간을 투여해야지 스킬과 아이템이 늘어나는 이 장르들이 두렵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진중한(?) 성격 탓에 쉽게 폐인이 되겠거니 싶어 아예 내 선에서 접근 자체를 막고 있는 거다. 대단한 방어력이자 자아 보호 보능이다.그래서 한 판당 시간이 길지 않은 리듬 게임이나 언제든지 손을 놓을 수 있는 퍼즐만 즐긴다. 그 중 [태고의 달인]시리즈는 개인적으로 무척 사랑하는 게임! 아 정말이지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결국, RPG나 전략 시뮬을 하나, 리듬 게임이나 퍼즐을 하나...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