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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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영화|애니|TV 2010. 7. 21. 21:05
한낱 영화도 인간의 꿈에서 비롯된 부산물에 지나지 않으니,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라는 장르에 가장 어울리는 이야기를 찾아 영원한 꿈꾸기에 여념이 없다. 데뷔작 [미행]에서부터 [메멘토], [프리스티지] 그리고 두 편의 21세기 영웅담 배트맨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그가 끊임없이 탐구하고 전력투구를 해온 건 강한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플롯팅의 재구성.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로 판타지를 직조해내는 기술(技術)이야말로 기술(記述)의 기술(奇術)이 있어야 가능한 일. 놀란은 스케일과 비주얼에 앞서 무엇보다 찬탄이 나오는 세팅과 가공, 절정의 지배력으로 보는 이를 압도해나간다. [인셉션]은 이미 그 동안 수차례 존재해왔던 호접몽 영화들에 대한 총집편이자, 프로이드에게 바치는 전도서이고, 놀란의 절정에 선 사고실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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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영화|애니|TV 2008. 8. 8. 23:33
모두가 예를 외칠 때 아니오라 말할 용기가 있는가. 상업영화에서 그건 만용이다. 모두가 재밌다 끝내준다를 외칠 수 있게 만드는 힘. 그게 바로 상업영화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다. '다크 나이트'는 그 원대한 목표에 충실히 도달한 작품이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6번째 장편은 프란시스 포드 코플라의 '대부'를 처음 봤을 때의 쾌감을 지녔다. 탄탄하게 꽉 짜인 내러티브와 숙명과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캐릭터, 윤리적 딜레마와 철학적인 사유를 담아내는 디테일, 그리고 완벽에 가깝게 통제된 사실적인 연출력. 마지막에 오는 카타르시스와 전율까지도. 단순한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벗어나 장대한 범죄 스릴러로 향해가는 놀란의 야심은 여름피서용 블럭버스터를 넘어 단숨에 영화사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마스터피스 반열에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