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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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의 끝.음식|스포츠 2008. 6. 30. 22:56
흑백 얼룩이 공 하나에 웃고 울었던 6월달. 드디어 독일과 스페인의 격돌로 한여름 밤의 축구대잔치가 막을 내렸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올라가라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팀들은 죄다 떨어지고, 별시큰둥하게 바라봤던 전통의 강호들이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걸 보며 살짝 맘이 아팠지만, 세상만사가 다 그런 거 아닌가. 원하는대로 안되는 게 세상이니까. 신들도 각본없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만큼은 아니었나 보다. 체코와 크로아티아, 네덜란드가 차례로 떨어지고, 대타로 응원했던 터키와 러시아마저 탈락하자 결승에 대한 기대는 접어버렸다. 2004 유로 결승이었던 포르투갈 대 그리스만큼이나 흥미가 가지 않는 격돌. 그저 한달내내 즐거웠단 사실에 감사한 마음으로, 전경기 시청이란 원대한 목표에 대한 의무감으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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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음식|스포츠 2008. 6. 9. 22:10
4년전 기말고사와 과제 마감을 앞두고서도 밤새 전 경기를 다 봤던 유로 2004. 이젠 집에서 빈둥거리면서도 핑계와 게으름 때문에 경기 하나 제대로 보기 힘들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확실히 변하긴 변했다. 나쁜 쪽으로. 이런 쪽에서 단점을 찾아내는 나도 우습지만, 전 경기를 다 보고 경기평을 쓰겠다고 예전부터 되네이던 내 굳세고 굳센 다짐에 비춰본다면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다 아까울 따름. 사실 굳이 집에서 놀면서 헬스를 다니는 이유도 유로 2008 전 경기를 시청할 체력을 마련해놓기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헬스 때문에 지쳐 매일밤 일찍 자버리니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오늘부턴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에서 다소 강도가 약한 스트레칭 위주로 종목을 변경, 죽음의 조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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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감독 허정무.음식|스포츠 2007. 12. 8. 18:16
허정무 감독이 국대 사령탑이 됐다는 것엔 큰 불만 없다. 파리 목숨처럼 숭덩숭덩 짤리는 상황에서 한국팀에 매력을 느낄만한 외국인 감독은 드물테니까. 문제는 기술위의 태도와 선출 방식이다. 당장 내년 시즌과 AFC를 앞두고 있는 전남의 감독을 쏙 빼오면(올림픽팀은 부임한지 20일도 안된 부산 감독을 빼오더니만) 이에 미처 대비 못한 리그팀은 다 죽으란 말인가. 아무리 협의와 동의를 얻었다고 하지만, 졸속행정의 극치를 보니 할 말을 잃고 만다. 백년지대계까진 안바래도 향후 10년간의 마스터플랜은 짜놓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놔, 이노무 세상, 나를 자꾸 투덜이 스머프로 만들지 말아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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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 서울 vs. 인천음식|스포츠 2007. 6. 21. 02:07
내일부터 장마란다. 푹푹 찌던 날씨가 좀 가시나 싶었더니, 눅눅한 끈적거림을 어떻게 참나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런 울적한 기분이라도 달랠 겸 컵대회 준결승전을 보러갔다. 요즘 야구에 한참 필 받고 있는 터라 야구장이 가고 싶었지만, 대구까지 간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 서울 원정 올 때까지 참자. 그렇고보니 축구는 딱히 응원하는 팀이 없다. 좋아하던 팀(부천 SK)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려져 버렸다. 연고지 이전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새로 만들어진 팀들을 북패니 남패니 하며 강하게 부정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상암 경기장이 바로 집 옆이고, 박주영과 정조국을 좋아해 서울 경기를 보러 간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경기를 본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연장을 지나 승부차기 끝에 서울이 승리했다. 김병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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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경기 서울 vs. 수원.음식|스포츠 2007. 3. 21. 23:46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워낙에 시작 전부터 귀네슈와 차범근의 설전이 이슈화됐고, 안정환과 박주영이라는 걸출한 스타들의 맞대결이라는 흥행 코드에, 연승을 달리고 있던 서울과 수원이었기에, 기대만빵의 시합이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 비가 오기에 갈까 말까를 망설이다 결국 그치는 거 봐서 결국 상암에 가서 보고 왔다.결과는 4 : 1 이라는 기록적인 스코어. 서울의 대승이었다. 와우. 박주영의 해트트릭과 이을룡/이청용의 환상적인 플레이는 가히 최고였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듯. 작년 이장수 감독이 있을 때와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화끈한 모습의 서울이다. 5연승 질주. 역시나 스포츠는 직접 가서 봐야 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