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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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야마 유메아키의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책|만화|음악 2009. 1. 3. 19:30
잔인함이 다가 아니다. 그 속에 담긴 슬픔과 분노 그리고 냉소의 상상력이 고정관념의 대뇌 피질을 따끔하게 벗겨낸다. 강렬한 시각적 충격과 잔혹한 정서적 울림이 꽤나 날카롭게 다가오겠지만, 도덕적 관념과 미추의 구분을 떠나 새로운 관점을 묘사하고 그려내는 작가의 악취미적인 창의성과 순수함이 놀라웁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뼈와 살이 발리고, 뇌수와 핏물이 튀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입에서 쓴맛이 묻어나와도 꾸역꾸역 책장을 넘기게 되는 주술적인 마력이 사람을 정말 피학적으로 만든다. 성악설을 신봉하듯 잔학해져만 가는 개인과 그런 그들이 뭉쳐있는 사회의 더러움을 악취나도록 담아낸 그의 필체에서 지옥이 느껴진다. 감히 추천은 못하겠고, 요즘 정치하는 분들께 한부씩 보내고 싶다. 요즘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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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알보칠.잡담 2008. 2. 29. 16:25
지옥을 처음 경험했던 건 복학을 앞둔 몇 년 전이었다. 원래 노는 사람들이 더 바쁘다고 이래저래 젊음을 불사르며 놀다보니 입 안에 빵구가 3개 정도 났었는데, 이게 먹고 잔다고 낫는 것도 아니고 점점 더 노랗게 변색되어만 갔다. 짜고 매운 음식도 못먹고 끙끙 앓는 내게 이모가 추천해준 것이 바로 이 약, 알보칠이었다. 단박에 낳는다는 말과 함께. 그 어떤 주의사항도 없이. 조그마한 약병에 기분 나쁜 붉은 색을 띤 약이 뭐 효험이 있겠나 싶었지만 한번 발라보기나 하지 하는 생각에 면봉에 콕 찍어 바르는 순간, 지옥이 내 눈 앞에 스펙타클 3D 아이맥스로 펼쳐지는 게 아닌가. 거짓말 조금 보태 온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선 물이 새어나오고. 오우 지쟈스. 몸치도 비보이로 만들어준다는 전설의 극약(?). 알아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