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검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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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야마 히데오의 '종신검시관'책|만화|음악 2008. 7. 14. 23:33
검시관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무시무시함(?)과 달리 8개의 연작 미스테리가 담긴 이 단편집의 묘미는 잔혹이라던가 퍼즐이라기 보단 감동이다. 논리적이고 명석한 트릭과 반전으로 무장돼 뒤통수를 때리는 치밀한 설계의 미학이 아닌 한박자 헐렁하고 의외성 높은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앞세워 독자를 사로잡는다고 할까. 그 중심에는 8편 모두 직간접적으로 등장해 사건을 파헤치는 '구라이시'라는 종신검시관 캐릭터가 한몫한다. 시니컬하면서도 인간적인 구라이시는 때론 명탐정의 모습으로, 때론 현자의 모습으로 여기저기 사건에 참견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던 사건의 진실을 바로잡게 만든다. 그 내면에 깔린 세상사의 기저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하는 것. 사건을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얽히고 섥힌 오해와 증오, 사랑이 만들어낸 결과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