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쿠삭
-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영화|애니|TV 2009. 11. 17. 23:11
반담과 룬드그렌의 소박한 발차기로 시작했던 그의 할리우드 이력의 정점은 지구 파괴 혹은 지구 멸망으로 귀결되었다. 외계인 침공이던, 고질라가 짓밟던, 날씨가 지랄을 떨던, 태양 중성미자의 영향이던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부셔대는 그의 공격성(!)은 나날이 업그레이드되어 이젠 할리우드 막강 파괴의 신답게 아낌없이 지구를 반파해간다.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스케일! 세계 명소가 부셔지는 건 양념, 이젠 지각까지 움직여대며 세계 지도를 바꿔나간다. 다음엔 도대체 무엇을 얼마만큼 부셔댈지 쬐금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 빼앗긴 개념을 찾아 우주 저 멀리 안드로메다마저 뒤흔들지나 않을런지 궁금하다. (차기작으로 인디펜던트 데이 속편을 운운하는 걸 보니 감독 자신도 지구상에선 볼짱 다 봤다는 심산인 듯...-0-)..
-
미카엘 하프스트롬의 '1408'영화|애니|TV 2007. 8. 5. 03:38
스티븐 킹의 단편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대단한 야심 하나 느끼지지 않지만, 매끈하게 잘 뽑아진 소품이다. 설정의 훅(Hook)은 어디선가 많이 들은 듯 친숙하지만 강력하고, 공포의 완급조절을 효과적으로 해나가는 미카엘의 연출력 또한 탁월하다. 가히 1인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분주히 광기와 현실 사이를 오가는 존 쿠샥의 열연이 눈에 띄며, 짧은 분량이지만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샤뮤엘 L. 잭슨 역시 최고다. 모든 조합들이 훌륭하게 어우러졌다고나 할까. 고어적 효과가 적은 편이라 그간 트렌드처럼 쏟아지던 고어틱한 호러물들에 비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귀신들린 집의 장르적 컨벤션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고, 킹 월드의 단초들을(샤이닝, 공포의 애완동물묘지, 나이트 플라이어 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