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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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미 츠카사의 '금단의 팬더'책|만화|음악 2009. 1. 7. 03:04
표지만큼 화사하고 유쾌한 분위기라 생각하면 오산. 렉스 스타우트의 '요리장이 너무 많다'를 떠올려도 안된다. 귀엽고 순하다 여기는 팬더라는 동물의 이면을 추측해보듯, 침이 절로 고이는 화려한 요리와 함께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광기의 일면을 들여다보고 있기에.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의 경우 미각이 특출나게 발달되지 않았기에, 요리라는 행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요리는 인간만의 행복인 동시에 저주의 굴레인 셈. 살기 위해 먹는 존재에서 먹기 위해 살아가는 인간의 아이러니한 행태를 은유적으로 꼬집는다. 중반 이후 어렵지 않게 내용 추측이 가능하지만, 그 동기와 행위 자체가 가진 끔찍함은 누가 이런 표지를 결정했나 싶을 정도로 이질적이다. 읽으면서 주린 배를 감싸쥐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며 식욕이 싹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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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도 다케루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책|만화|음악 2008. 8. 4. 19:24
이 소설 제법 웃긴다. 근데 추리소설이다. 게다가 배경은 병원. 한번도 실수없던 바티스타 수술 중에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자뭇 심각해야 할 상황이지만, 1인칭 시점의 화술과 똥꼬발랄한 독창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은 계속 피식거리게 만든다. 마치 [ER]과 [시카고 호프]만 보다 [하우스]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처럼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의룡]과 [하얀거탑] 같은 세계관에 떨어진 싸가지없는 홈즈와 어리버리한 와트슨이 벌리는 범인찾기 게임은 엔딩을 향해갈수록 다소 힘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처녀작의 한계인듯. 하지만 여러 수상과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이 말해주듯 '의료 시스템과 의료인이 만든 밀실'에서 살인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심리적인 상황만큼은 기가 막히다. 현장 의사 출신인 작가라서 만들어낼 수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