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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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계획.잡담 2009. 2. 3. 03:31
올해의 계획을 세웠다. '마음의 소리'에서 나온 충고대로 꼭 지킬 수 있는 걸루다. '그러지 말자'나 '나 하나쯤이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쉬운 건 아닌가 싶어 몇번을 지웠다 다시 생각했다. 10개 정도. 보통 대부분의 연간 계획들은 다 '10대'가 아닌가. 그래서 꾹꾹 눌러 채웠다. 하다못해 히키코모리 될까 무서워 '마니 나가놀자' 같은 개이버 초딩스러운 목표도 있다. 책 읽기 200권은 조금 힘들 듯해 최소 일주일에 3권 이상으로 잡았고, 겨울마다 스트라이크백!! 하는 감기가 두려워 건강에 신경 쓰겠다는 다짐 아님 다짐도 하나 넣어뒀다. '결혼하자'나 '1억 모으기'같은 원대한 포부는 고이 접어 나빌레라. 그저 몸 튼튼 마음 튼튼 올해 계획은 단촐하니 현상유지에 철저히 입각했다.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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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에 멸망을 기다리며.잡담 2009. 1. 1. 23:21
세기말, 노스트라다무스는 지구대멸망이 온다고 말했다. 학생도 아닌 대체복무 시절, 어차피 끝판인 거 실컷 놀다 가야지 맘 먹고 놀았다. 그리고 10년. 나이는 한 살 더 먹고, 아직까지 끝은 요원하고, 여전히 놀고 있으며, 삶은 계속된다. 지겹도록. 이번엔 2012년에 대멸망이 온댄다. 어차피 다시 끝인 거 또 작파하고 놀아야 하나. 그리고 역시 후회하겠지. 역사는 되풀이된다며. 그럼 다음번 멸망의 날짜를 세며 기다릴지 모른다. 놀기 위한 핑계를 위해. 휴거든, 마야든, 노스트라다무스든, 3차 대전까지 다 갖다 붙이며. 버리는 세월이 아까워 정초 다이어리 하나를 얻었다. 새로운 마음,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꾹꾹 눌러 담겠다. 내일 바로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