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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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스콧의 '언스토퍼블'영화|애니|TV 2010. 11. 24. 03:38
바로 전작이었던 [펠햄 123]에 이어 토니 할배의 철로 사랑은 계속 된다. 그러나 리메이크에 하이잭킹이 주가 되던 인간 중심의 스릴러와 달리 이번 신작 [언스토퍼블]은 실화를 바탕으로 우직한 폭주 기관차가 중심이 되는 액션 재난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과시적인 스타일리즘을 뽐내는 노익장의 기교 사랑은 여전한데, (실제 사건의 주인공들은 어떤지 몰라도) 이 단촐한 구조에 얄팍한 사연으로 무장한 전형적인 블루칼라 캐릭터들에겐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린다. 드라마를 쌓아가며 캐릭터에 집중한다기 보단 자의식 과잉의 현란한 화면이 찰라의 사건을 매끈하게 포장해내는 할리우드 마법이 빛나는 상업영화다. 그 속에는 스릴과 비주얼, 감동의 삼박자를 큰 욕심 없이 버무려낸 노련한 장인의 솜씨가 숨어있다. 덴젤 워싱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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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W.S. 앤더슨의 '레지던트 이블4 : 끝나지 않은 전쟁 3D'영화|애니|TV 2010. 9. 23. 05:31
세상과 기술이 발달해 아무리 영화같은 게임이 나온다 해도 영화와 게임은 혼연일체될 수 없는 숙명을 타고 났다. 체험을 통해 인터렉티브(interactive)한 교감을 이끌어내는 게임과 달리 감상을 통해 연출자의 의도를 다이렉트(direct)로 전달하는 영화는 본질적으로 다른 성향을 지니기 때문이다. 따라 인기 게임을 영화화하기 위해선 필수불가결의 각색이란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데, 많은 원작팬들이 동의할 수 없다고 해도 폴 W.S. 앤더슨은 그걸 꽤 잘 해왔던 감독이었다. 할리우드 입봉작이었던 [모탈 컴뱃]을 비롯, [바이오 하자드]를 원전으로 삼은 이 시리즈와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또한 게임이 밑바탕이었다는 걸 상기해보면(그가 만든 총 8편의 영화 중 무려 반에 해당한다!), 또 비평적으론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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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의 '아저씨'영화|애니|TV 2010. 8. 26. 23:30
뒤늦게 400만 신화에 합류했다. 남들 다 본 거 유행에 뒤쳐지는 것도 그렇고, 복수담이나 자경단류의 영화들도 좋아하는 편이고 해서. [열혈남아]때도 그랬지만 이정범 감독은 별다른 잔재주없이 우직하니 앞을 향해 걸어간다. 목표물을 설정하고 제거해 나가는 원빈의 고독한 뒷모습처럼. 그리고 그건 기성품스럽지만 꽤나 볼만하다. 스타일리쉬하진 않지만 원빈이 슈트입고 총쏘고 칼질하는 건 그 자체가 光빨 비주얼이니 관객들은 좋아라 할테고, 레옹의 그림자를 뒤집어쓴 내러티브의 후까시 역시 잘 먹히는 거니까. 문제는 감정이다. 김새론과 원빈과의 화학 작용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또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거.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원빈은 오로지 처단과 응징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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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카나한의 '에이 특공대'영화|애니|TV 2010. 6. 10. 19:10
20여년전, 일찍 자야 새나라 어린이라는 말을 어기면서까지 채널을 사수했던 유년의 추억을 갖고 있다면, 특유의 군악대 리듬에 락 사운드가 결한된 반가운 주제가가 울려 퍼질 때 향수에 젖지 않을자 누가 있으랴. 시가 문 카리스마짱 한니발과 말빨 좋고 수완좋던 기생 오래비 멋쟁이, 단순무식 B.A와 미친놈 머독을 고스란히 살린 이 영화의 미덕은 무대포 액션도, 호화 캐스팅도, 연출력도 아닌 오리지널 캐릭터의 올바른 재현에 있다. 조 카나한 감독이 누구던가. [나크]와 [스모킹 에이스]를 통해 생생한 캐릭터들의 자잘한 군상극에 일가견을 보였던 이가 아니였던가. 원작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원맨 스타 시스템에 올인한 [미션 임파서블]과 달리 카나한은 시공간만 바꿔 그때 그시절의 매력들을 효과적으로 되살렸다.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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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맥티그의 '닌자 어쌔신'영화|애니|TV 2009. 11. 30. 00:37
아메리칸 닌자의 부활인가. 노우. 코리안 닌자다. 캐스팅 명단만 훑어봐도 닌자의 나라 일본보다 한국인이 더 많다. 아무렴 어때. 머리 까만 동양인이면 되지. 아니 차라리 전 세계 각국 고아를 불러모아 세계 속의 닌자를 양성하는 거야. 이 심보로 만든 전형적인 할리우드 오리엔탈리즘 시각의 이 액션 판타지는 국가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별 신경쓰지 않는다. 하물며 여기에 등장하는 닌자조차도 슈퍼히어로의 변종일뿐, 그 오리지널리티와 매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뻔한 클리셰들로 뒤얽힌 습자지같이 얄팍한 줄거리의 이 영화에서 남는 건 오로지 피칠갑 고어의 향연이 된 액션뿐. 정신없이 난도질되어 가는 프로틴 덩어리와 헤모글로빈의 홍수 속에서 그저 아드레날린을 방출하는 묘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비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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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사쿠 긴지의 '박도외인부대'영화|애니|TV 2009. 7. 5. 23:41
박진감 넘치는 활극.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야쿠자의 지역성과 비극적인 운명, 강호의 의리와 음모 그리고 배신 등 조직의 흥망성쇠와 다툼를 담아낸 리드미컬한 후카사쿠 긴지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다. 각각 캐릭터들의 활용도 좋고, 무엇보다 츠루타 코지의 선글라스 간지 카리스마가 압도적이다. 냉철하기 이를 데 없는 그의 조용한 폭발력은 가히 시종일관 빵빵 터지는데, 빠르고 비정하게 막을 내리는 엔딩이 허무하면서도 진한 뒷맛을 남기며 그의 잔상을 각인시키게 만든다. 40년이 다 되어감에도 줌과 스틸, 핸드헬드가 혼재된 스타일리쉬한 촬영과 편집은 여전히 멋지며, [소나티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함에도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풍광보다 먼저 생선 비린내 물씬 풍겨오는 비정한 조폭들의 야수성이 숨겨진 수컷의 마초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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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무르 베크맘베토브의 '원티드'영화|애니|TV 2008. 7. 1. 23:56
'워치' 시리즈로 인상적인 비주얼에 자신 있음을 만천하에 공표한 이름도 어려운 이 러시아 감독은 헐리우드에서도 자신의 색채와 낙인을 전혀 거둘 생각이 없나 보다. 원작 만화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온갖 중력과 물리 법칙들을 무시한 현란한 카메라 워크에, 감성을 거두절미하게 떼어버린 박진감 넘치는 연출력, 그리고 양념으로 안젤리나 졸리나 모건 프리먼, 테렌스 스템프 같은 배우 파워를 얹은 이 단순무식한 - 또다른 슈퍼히어로 무비는 그의 그런 한계와 장점을 동시에 드러낸다. 극단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에게 황홀한 패티즘을 안겨주지만 텔링에 대한 마취까지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히어로의 탄생을 다루고 있음에도 캐릭터의 깊이는 계란 지단처럼 얄팍하고, 암살단의 유구하고 장대한 설정은 자위하다 들킨 아이의 변명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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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의 '300'영화|애니|TV 2007. 3. 16. 03:29
오늘 용산 아이맥스에서 '300'을 봤다. 역시나 영화는 화면 크고, 사운드 죽이는 데서 봐야 제 맛이다. 더욱이 이렇게 비주얼로 끝장내는 영화는 더더욱 더. 잭 스나이더의 전작 [새벽의 저주]를 봤을 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이 사람 확실히 아름다운(?) 고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다들 멋지게 죽이고, 죽고. 제길. 사지절단에 피가 튀기는데 고통이 느껴지지 않아. 가끔 헐리우드의 무지막지한 화면빨 영화들을 보면.. 정말 이야기는 중요치 않아.. 란 소리가 목구멍까지 넘어오다 만다. 아냐. 그래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야!! 이야기!! 이야기!!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영화 앞에서 초라해지는 정치 감각이 아쉽기만 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