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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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의 '내 사랑 내 곁에'영화|애니|TV 2009. 9. 29. 23:46
술을 조금 많이 마시고 두번이나 결혼한 청순하고 예쁜 히로인에, 카리스마 만빵의 루게릭병 환자.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플랫하지만 기구한 사연들을 품은 조연들의 앙상블엔 전혀 불만 없다. 오히려 쓰러질 정도로 살을 빼고, 대사 하나 없어도 머리를 밀며, 아이돌 쌩얼에 따귀 투혼, 밤새며 장례지도 교육까지 받은 배우들의 열연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밋밋하고 매력없는 드라마를 위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차라리 진심이 담긴 휴먼다큐 '사랑'을 한번 더 보고 눈물을 짓는 게 더 슬플 듯 싶다. 악어의 눈물만 들어찬 신파는 허영이다. 적당한 소재주의로 두 시간을 채우는 가식은 기만이고. 진짜던 가짜던 중요한 건 진심이다. 그러나 박진표는 점점 더 진심에서 멀어져 간다. 영화다운 영화를 찍거나 다큐를 하거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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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용의 '킹콩을 들다'영화|애니|TV 2009. 7. 30. 03:52
이 영화, 진국이다. 먹지 않아도 어떤 맛인지 알고, 먹어도 딱히 후회하지 않는다. 단 촌스럽고 때때로 느끼하며 더부룩하다. 컨벤션한 장르의 공식에 충실할수록 영화는 진국이 되어간다. 그만큼 원조와 닮아간다는 이야기.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하지만, 새롭고 독창적인 맛은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양념을 치는데, 요즘 한국 스포츠 영화는 소재주의(특히나 실화)라는 식상하고 간편한 재료로 때우려 한다. 역도라는 비인기 개인종목을 들고 온 [킹콩을 들다]는 그 양념 외엔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선수, 열정과 신념에 가득찬 지도자, 쟁쟁한 라이벌(혹은 고난과 시련)의 등장에, 마지막은 감동 깊은 명승부로 장식된다. 자,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스포츠 영화/ 혹은 만화의 세계관이다. 최초의 야구단, 비운의 복서,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