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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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라의 '7급 공무원'영화|애니|TV 2009. 4. 23. 05:46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와 [트루 라이즈]에 크게 빚지고 있는 [7급 공무원]은 유사한 설정과 별개로 한국식 로맨틱 코메디에 주력한다. 화끈한 액션의 쾌감 속에 자잘하게 감춰진 코미디의 본능이 빛을 발하던 전자의 영화들과 달리, 후자는 대놓고 오해와 우연으로 점철된 두 남녀의 엉성한 슬랩스틱 코메디에 방점을 찍고, 액션을 양념으로 곁들이는 정도랄까. 따라 가볍고 엉뚱한 상상력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지만 심각하게 유치발랄, 어색한 어조의 흐름을 동반해 낯간지러운 민망함마저 느껴진다. 욕심을 덜 부리고 남녀 관계에 보다 집중했다면 [달콤 살벌한 연인]의 아기자기함까진 갔을텐데, 아쉽게 공력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 2년생 징크스인가. 김한민도 신태라도 두번째 작품은 성에 차지 않는다. 아니 아주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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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라의 '검은 집'영화|애니|TV 2007. 6. 25. 21:41
기시 유스케의 소설을 읽은 지 꽤 됐지만 그렇게 무섭단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사실 여지껏 공포 소설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공포란 사람들마다 성장 과정의 경험에 비추어 일어나는 것과 본능적으로 생존에 대한 위협이 왔을 때 깨닫는 두 가지 경우에 의해 복합적으로 생기는 방어 체계인데, 도무지 픽션에 내 방어 기재 주파수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원작은 꽤나 찜찜한 기분을 안겨줬었는데, 바로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 어떤 위력을 갖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해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싸이코패스라는 용어로 정의내리고 분류한 살인마가 공격한다는 것이 아닌, 감정이 없는 인간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이랄까. (이는 논픽션인 존 더글라스와 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