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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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 페라라의 '복수의 립스틱'영화|애니|TV 2008. 1. 13. 23:41
많은 사람들이 복수담에 흥미를 느끼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건 가장 오래된 함무라비 법전부터 내려오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원초적인 단죄의 의식이 숨겨져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심판자의 입장에 서서 용서와 보복이라는 양극단의 결과를 선택하고 선고할 수 있는 복수의 테마는 그런 의미에서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지닌 감정의 집약체이자, 절대자를 동경하는 미천한 인간에게 있어 매혹적인 힘의 집약체로 비춰지기도 한다. 현재의 법은 보복주의에서 배상주의로 다소 완화(?)되었다지만, 죄를 지면 처벌받는다는 기본 정신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하지만 아벨 페라라는 이 고전적이고 드라마틱한 소재에 전혀 관심이 없다. 초기작 [드릴러 킬러]에서도 드러나듯 [복수의 립스틱]에서 그가 집착하는 건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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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에 다녀오다 3.영화|애니|TV 2007. 2. 8. 04:26
어제, 아니지 또 하루가 갔으니 그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마지막 회를 다녀왔다. 상영작은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 (완전판)]. 애초에 눈이 부어서 가지말까 고민하다 완전판을 필름으로 이번에 안보면 언제 보나 싶어 무리를 해서라도 다녀왔다. 역시나. 멜빌의 영화다웠다. 영화의 성격을 완전히 오해하고 갔다고나 할까. 난 레지스탕스 얘긴 줄 모르고, 그저 범죄 갱스터를 생각하고 갔더니, 느와르 색채의 리얼리즘 다큐멘터리 전쟁 영화더만. 아무튼 리노 벤투라 아저씨는 최고였다. 영화도 최고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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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에 다녀오다.영화|애니|TV 2007. 1. 23. 23:35
서울 시네마테크에 가서 '친구들 영화제' 중 김기영 회고전의 [하녀]를 보고 왔다. 그간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하던 차에 이번만큼은 반드시 보겠노라 여기던 참이었다. 역시나 기대 이상이랄까. [하녀]는 그로테스크함과 신파, 멜로와 스릴러의 변용이 이뤄내는 오묘한 맛이었다. 지금 이만큼 자신의 색깔과 상업성을 절묘하게 짜집어내는 한국의 감독이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이어도]와 [고려장], [육식동물]을 놓친 게 아쉽다. 천천히 만날 기회가 있으려니 그렇게 여기는 수밖에. 누구 말대로 정말 DVD가 나와야 할 감독인듯... 그게 크라이테리언이라면 더할 나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