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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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의 '타워'영화|애니|TV 2012. 12. 26. 19:34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의 시설관리 팀장인 싱글대디 ‘대호’(김상경)는 사랑하는 딸 ‘하나’(조민아)와 함께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기로 약속한다. 그런 대호를 마음에 품고 있는 타워스카이 푸드몰의 매니저 ‘윤희’(손예진)는 바쁜 ‘대호’를 대신해 잠시나마 ‘하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편, 전설로 불리우는 여의도 소방서의 소방대장 ‘영기’(설경구)는 결혼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와의 데이트를 약속한다. 모두가 행복한 그 날 저녁,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고 있는 타워스카이에서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데… 어디선가 본 듯하다. 처음 보는 영화임에도 낯설지 않다.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의 시설관리 팀장, 여의도 소방서의 전설로 불리는 소방대장,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자기과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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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우의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영화|애니|TV 2009. 12. 1. 04:00
각색은 필요악이다. 영화화를 위한 필수불가결의 과정이지만, 그 각색이 원작을 갉아먹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 택한 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성공을 가로막는다. 잘 되면 본전, 대부분은 쪽박. 재조립의 길은 항상 어렵다. 900 페이지 분량에, 20년에 가까운 시간, 방대한 인물이 쏟아져 나오는 [백야행]을 두 시간짜리 영화로 만들기 위해 변신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요체는 그 변신한 모습이 잘못됐다는 데 있다. 소설은 이기적이라 할 만큼 차겁고 드라이했고, 일드는 닭살 돋지만 눈물 빼는 신파 멜로였다. 영화는? 시간에 쫓겨 분위기만 조성하다 멍청해졌을 뿐이다. 문어체적인 대사는 어색하고, 칼처럼 날이 선 캐릭터들은 무뎌졌으며, 계속된 백조의 호수는 거슬린다. 좋은 배우와 스탭들을 데리고도 그 역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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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수의 '아내가 결혼했다'영화|애니|TV 2008. 10. 28. 16:25
아내가 결혼했다는 발칙한 상상력을 제외하곤 90년대부터 줄기차게 만들어졌던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 기획영화와 다를 바 없다. 최진실, 심혜진, 박선영의 모습은 장진영, 김아중, 손예진으로 바톤 터치됐을 뿐, 시대가 변해도 라이프 스타일이 바꿔도 이야기는 비등비등하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비틀어진 유머를 구사하기에 영화는 너무 무사안일 태평대로로만 질주하는 배포없는 모습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장르를 박차고 벗어나기엔 아이디어나 모험심 어느 하나도 만족스러울 것이 없다. 웃던 울던 화내던 손예진의 모습만 두 시간 내내 관람해도 즐겁다면 시간이 아깝진 않을 듯. 김주혁의 소극적이고 우물쭈물한 유머도 한몫하지만, 많이 약하다. 하긴 각색하기 그리 좋지만은 않았을 법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