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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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 최희진의 '김성근 그리고 SK와이번스'책|만화|음악 2012. 4. 18. 02:50
야구에 눈을 뜬 건 MBC 청룡을 응원하던 형 때문이었다. 물론 팀을 바꾸게 된 것 또한 형 때문이었고.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별 시덥지 않은 문제로 쌈박질을 하고 형과는 절대 같은 팀을 응원하지 않겠다는 월하의 맹세를 하며 별 연고도 없던 - 그저 장효조 이만수 김성래의 막강 화력 클린업 트리오에 반해 삼성으로 갈아탔었다. 유치한 발상에서 나온 선택이었지만 그 후 25년간 이 팀을 응원하고 있으니 사람 인생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1990년 MBC에서 막 바뀐 LG와 삼성 간의 한국시리즈는 그래서 우리 형제에겐 일종의 자존심 승부가 걸린 대리전 양상을 띄었는데, 허무하게도 4연패로 지고 며칠간 눈물을 삭히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인고의 나날로 보내야만 했었다. 그리고 12간지가 한바퀴 돌아 마침내 찾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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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음식|스포츠 2012. 3. 19. 00:07
전날밤 비가 주룩주룩 내려 과연 갈 수 있을까 의심했던 마음을 저 멀리 날려버린 2012년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일. 날씨는 오히려 5월 중순만큼이나 따뜻했고, 사진에는 빈 자리가 많이 보이지만 경기 시작했을 땐 플레이오프 만큼이나 사람이 득실댔다. 해외파 박찬호, 이승엽, 김병현, 김태균이 합류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그야말로 한방에 입증시켰다고나 할까. 이승엽이 매 타석 들어설 때마다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 소리는 피를 끓게 만들었고, 세번째 타석에서 보여준 비거리 130m 투런 홈런은 전율이었다. 야구다. 드디어 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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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빅딜.잡담 2009. 12. 21. 20:16
작년에 이어 또 한 번의 겨울 빅 세일! 해외 FA 이후 잠잠했던 스토브리그에 불을 붙인다. 재미를 붙였는지, 아예 정기 세일로 굳힐 참인지 히어로즈는 선수 팔기에 본격적으로 매진하려는 모양새. 이렇게 팔아치워 결국 쌍방울 꼴 나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파는 놈이나 사려는 놈이나 무한 이기주의에 빠져 팬과 선수, 시장을 외면한 채 상생의 길이라 둘러대며 자멸의 길로 달려간다. 어영부영 휘둘린 채 눈치만 보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KBO는 바보. 후끈 달아오르는 구단의 돈지랄과 달리 팬들의 마음은 기습 트레이드 한파에 싸늘하게 식어만 간다. 이건 판을 깨자는 것도 아니고. 이런 빵꾸똥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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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잔치여, 안녕!음식|스포츠 2009. 9. 26. 00:37
결국 13년만에 가을 잔치는 멀어지고 말았다. 아울러 최고 연승 기록까지도. 두 개의 대기록이 한꺼번에 깨지던 23일, 내 모니터와 TV도 함께 깨질 뻔 했다.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며 얌전히 결과에 순응하고 고개를 떨군 선수와 코치진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착한(?) 팬이 아니라서 갖은 썅욕과 화려한 저주를 쉴새없이 퍼부었다. 그래, 난 야구 훌리건이다. 철저히 감정적이며, 쉽게 끓었다 가라앉는 열혈 냄비 근성을 충분하게 갖춘 - 나쁜 사자팬이다! 그런다고 기록이, 승리가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왜 이렇게 분하고 화가 나던지. 4강 본능은 당연한거라 믿어왔는데. 제풀에 지쳐 나가 떨어지기까지 이틀이란 시간동안 그렇게 야구와 관련된 뉴스와 기사를 끊고, 외면하며, 부정했다. 오~ 이건 아니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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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계절.잡담 2009. 6. 23. 23:59
오늘도 지면 포기하려 했다. 말 그대로 마냥 털리고 있는 이번 시즌. 역대 최하위 성적. 투타, 작전, 투지 모두 최악이다. 작년 이맘때 시련의 계절이라 칭얼거렸는데, 이번엔 더 하다.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고 97년 이전의 삼성으로 회귀한 것 같다. 그나마 경기 차가 그다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게 단 하나의 위안인데,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거. 상대 팀 자멸하기만을 바래야 하나. 엘롯기의 심정을 일천만분의 일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이러고도 저 3팀이 관객동원 1,2,3위를 차지해왔다는 게 참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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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야구.음식|스포츠 2009. 4. 8. 23:58
춘추전국시대다. 아직 4경기에 불과하지만 전통의 강호는 흔들리고, 약자는 강해졌다. 일단 초반부는 확실히 물고 물리는 혼전의 시기. 작년 성적도, 시범경기의 결과도, 사전 전문가들의 의견도 아직은 유보하는 게 좋다. 야구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두고봐야 알겠지만, 초반부 접전의 양상은 매우 즐거운 고통이다. 사자들의 투수력이 생각보다 기대 이하라 불안불안 하지만, 타격만큼은 과거 김응룡 감독 이전의 사자들을 보는 듯해 기대감을 부풀린다. 과연 13년 연속 가을 야구를 찍을 수 있을까. 이노무 라이거들. -0- 그나저나 히어로즈의 초반 포스는 완전 후덜덜. 오늘 목동에서 공포의 외인구단 보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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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개막!음식|스포츠 2009. 4. 5. 01:34
야구가 돌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환희와 열정의 송가가 울려 퍼지고, 녹색의 다이아몬드는 9명의 선수가 흘린 땀과 노력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춤추며 불타는 마구와 달빛요정의 만루홈런이 꿈틀대고, 함성의 파도가 감동의 메아리로 물결 치는 그 곳에서 꿈과 좌절, 희망과 오욕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신나게 지켜보리다. 나른한 오후 햇살을 견디고, 시원한 맥주의 유혹을 참아가며, 저녁이 다가오는 순간, 한참을 재잘거리는 인터넷 중계를 옆에 끼고, 느긋하게 하루를 반추하며 경기를 응원하리다. 일상의 소소한 재미로 남겨두리다. 변함없이 가을 잔치에 진출할 사자들을 응원하며, 매거진S의 기사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 사자들을 봤던 그때가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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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영웅의 삽질.잡담 2008. 11. 23. 01:45
사자들 팬이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싶었다. 좌완 선발에 대한 Sun 감독의 강렬한 구애와 열망은 알겠으나, 상도라는 게 있고 룰이라는 게 있는데 판까지 깨어가며 집착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두 구단의 엄한 삽질로 피해 보는 건 당사자 선수들뿐. 각 구단들의 프랜차이즈 스타 내치기와 과도한 돈지랄에 기분 좋았던 시즌의 여운마저 싹 사라져 버린다. 팬들을 볼모로 지들끼리 자고 치는 고스톱을 얌전히 관람하라는 것도 우습고, 제대로 중재 및 관리 못하며 휘둘리는 협회도 웃기고. 근데 최훈의 프로야구 카툰은 스토브 리근데도 왜 이렇게 대박인거야. 아놔. 진짜 최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