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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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의 '시티헌터 OST 사랑'책|만화|음악 2011. 6. 13. 19:14
호조 츠카사가 그린 [시티헌터]는 학창시절의 영웅이었다.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던 그때 그 만화 한질이 학교에 돌면 교실별로 초토화됐다. 8교시도 부족했고, 반의 경계도 무의미했으며, 다음날 등교가 기다려질 정도였다. 예약은 기본, 연체는 당연. 순서 어겼다며 주먹과 빗자루질이 오갔으며, 서로 먼저 보겠다고 매점에서 빵과 주스를 갖다바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판치기, 농구와 함께 지긋지긋한 학교생활을 견딜 수 있게 해준 도피처이자 즐거움이었다. 최고 실력의 스위퍼지만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고 개가 되어버리는 호색한 우수한, 그에게서 보호를 받는다지만 오히려 100t짜리 망치를 들고 다니며 그를 컨트롤하는 사우리, 몸집보다도 한참 작은 차를 몰고 다니는 숙적이자 동료인 대머리 유광호의 활약상을 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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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빈의 'Sad Ending'책|만화|음악 2011. 3. 24. 06:30
슈퍼스타에,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가 범람하고, 아이돌이 공룡처럼 지배하며, 조금만 지나도 살아있는 화석이 되어버리는 현 가요계 트렌드에서 이제 막 데뷔를 앞둔, 그리고 막 데뷔를 한 신인가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적어도 노래를 듣고 즐기는 청자聽者의 입자에선 너무나도 예능화되고 희화화되며 가볍게 소비되는 모습들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는 게 사실이다. 시대의 변화이고 조류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어디까지나 머리로서 그런 거고, 아직도 가슴으론 진짜 가수와 가짜 가수의 경계가 그어지고 나누어지며 소비되어진다. 스타트 라인에서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그들 또한 대중의 이중성을 누구보다 쉽게 느끼고 두려워하지 않을까. 허나 분명한 건, 그 가슴 떨리는 유쾌한 두근거림이, 죽을만치 무서운 설레임이 그들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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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BONG의 'Leaving U'책|만화|음악 2010. 10. 2. 07:21
살인도 추억이 되는 80년대 중반부터 교주 서태지가 나타난 90년대 중반까지 질풍노도로 내달렸던 내 젊은 시절, 고무줄로 간신히 고정시킨 구닥다리 워크맨 속 카세트 테잎엔 언제나 그 피 끓는 영혼을 달래줄 (라디오 방송에서 갓 녹음한) 발라드가 자리했었다.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신해철의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신승훈의 '미소 속에 비친 장미' 그리고 예능 늦둥이가 아니라 발라드 늦둥이였던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까지. 현재의 소몰이 창법이 판을 재패하고 대세가 되어버린 R&B와 전혀 다른, 한국식 발라드가 있었다. 애절한 멜로디에 드라마틱한 악곡, 처량맞은 분위기의 가사, 그리고 진심이 묻어나는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