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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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만의 '퍼블릭 에너미'영화|애니|TV 2009. 8. 21. 02:30
마이클 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컷 영화를 만든다. 사랑과 우정, 라이벌 그리고 배신과 음모, 고독을 통해 수컷의 낭만을 극대화시킨다. 테스토스테론을 강하게 분비시키는 그의 묵묵하지만 아름다운 시적 영상과 대사는 강렬하면서도 함축적인 숭고미마저 느껴진다. 실감나는 총소리는 그 신화의 BGM이고, 허공에 흩뿌려지는 핏방울은 신화의 방점들이며, 남루하면서도 허무한 죽음은 그 신화의 완성이다. 오랜 기간 그가 쌓아온 폭력과 야수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이 거친 미학의 정수로, 돈 시겔과 로버트 알드리치, 샘 페킨파와 월터 힐이 지향하던 그 지점을 향해 묵묵히 (지금은 홀로) 걷고 있다. 1930년대판 [히트]인 [퍼블릭 에너미]는 극사실주의적인 디지털룩으로(소니 시네알타 F23으로 촬영) 현장감 넘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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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만의 '인사이더'영화|애니|TV 2007. 9. 21. 19:05
몇번씩 보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연례 행사처럼. 볼 때마다 새롭고, 감탄하며, 음미하곤 한다. 내게 [인사이더]는 그런 영화다. 99년 개봉한 이례 꾸준히 그래왔다. 미니멀하면서도 힘 있고, 묵직한 맛이 배가 되는 뚝배기 같은 영화.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꾹 쥐어지곤 한다. 물론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그러하지만, [인사이더]는 인상적인 액션이나 비주얼적인 시퀀스 자체가 없음에도 더 자주 보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시종일관 인물의 얼굴을 극단적으로 담는 핸드헬드 카메라는 진실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두 캐릭터의 고뇌를 그려낸다. 얼굴은 감정의 창이다. 그러나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우는 풍부한 표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피곤에 젖은 눈과 답답함에 꾹 다문 입술의 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