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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던져지길 기다리는 부케의 심정만큼이나 길고 더뎠다. 차들로 꽉 막힌 시내 도로 사정 역시 뷔페 피로연장과 다를 바 없었고. 잿빛 하늘 매캐한 연기 내음이 답답한 심정을 대변하듯 짙고 뿌옇게 채워져만 갔다. 동화 속 아름다운 엔딩을 간직한 값비싼 수입 웨딩카도 지체된 현실 속을 부유할 뿐, 비행기 예약 시간마저 미루지 못했다. 의식儀式에 지친 의식意識은 어떻게 회복하지. 행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