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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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우의 '거북이 달린다'영화|애니|TV 2009. 6. 28. 04:56
투철한 직업 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적은 액수의 떡값이 이해관계를 만드는 시골 마을에, 소싸움 축제가 범인잡기보다 메인 이벤트격인 직장, 그리고 실력없는 양아치 친구들, 거기에 기를 못펴는 연상의 마누라와 똑소리 나는 딸네미까지. 어디를 보나 주인공 필성은 먹고 살려고 발버둥치는 한심한 우리네 중년남들의 소심한 가장家長의 라이프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느긋한 충청도 거북이도 한번.. 아니 세번 궁지에 몰리면 꿈틀... 아니 덥썩 달리기 시작한다. [거북이 달린다]는 [공공의 적]의 충청도 버전 같다. 김윤석 때문에 [추격자]가 연상되겠지만, 사실 [살인의 추억]의 쌍팔년도 시골 경찰서의 희극성과 더 맞닿아있다. 종종 덜컥거리고 정경호의 악역 캐릭터를 [공공의 적]의 이성재에 대본다면 빈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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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마더'영화|애니|TV 2009. 6. 17. 00:42
[마더]는 봉준호 월드의 복습서다. 총정리 요약본이고. [플란다스의 개]에서 보여줬던 사회 부조리와 개인의 욕망, [살인의 추억]식 농촌 스릴러, [괴물]의 찌질한 가족사까지 한데 어우러뜨려 자기복제하고, 확장하며, 썩어문드러진 대한민국의 관습과 사회를 조소해댄다. 상징과 은유는 늘어났고, 암울함은 짙어졌으며, 웃음은 쓰디쓰다. 강렬한 카타르시스와 모성을 부각시키는 장르적 특성 대신 그 이면에 담긴 회한과 두려움을 품게 만드는 감성, 모호한 섹슈얼리티를 건드려 다층적인 해석과 알고 싶지만 막상 알면 다치는 불편한 진실을 주섬주섬 펼쳐 놓는다. 세상 천하무적이라 믿었던 '마더'라는 이름으로도 어찌 해결할 수 없는 우리네 지독한 현실과 맞닿은 찹찹함만큼. 차기작은 [설국열차]로 예정돼있지만, 그 전에 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