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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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잡담 2012. 12. 31. 23:56
이맘때면 항상 드는 생각. 아직까진 괜찮아. 그래도 내년엔 뭔가 달라지겠지. 막연한 기대인지 지나친 안일주의인지 비겁한 낙관론인지 모르겠지만 이 조그마한 희망이 아직은 시큼한 후회보다 미련한 꿈을 꾸게 만드는 것 같다. 인생은 반전, 미래는 복권, 내일은 축복. 비록 가진 것, 이룬 것 하나 없어도 온갖 꿀 발린 감언이설로 자신을 위로하는 매해 마지막 날이 좋다. 누군가 내 편이 되고, 무언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욕망이 살아 숨 쉬는 센티한 하루. 위로와 꿈의 연말정산인 셈이다. 지금은 차거운 서해지만 언젠가 따뜻한 남태평양에서 이국적인 바다를 바라보며 새해를 맞이하게 되길. 기약 없는 꿈이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쇼생크 탈출의 앤디처럼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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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향하는 연료.잡담 2008. 4. 29. 19:46
만에 하나 쌓은 게 무너질까 조심스럽다. 혹시 바람에 구르지나 않을까 조금이라도 평평한 쪽을 찾아본다. 잡생각이라도 끼어들 틈새가 무서워 소망하는 바에 간절함을 담아 집중한다. 올려놓고 올려놓고 보고 또 보고, 빌고 또 빈다. 구차하게 매달리고 싶은 심정. 그렇게라도 된다면. 돌 쌓는 모두가 그러리라. 하찮고 우스워 보이는 행위지만, 거룩한 진심과 간절함이 묻어나는 위용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만드는 오늘의 운세와도 같다. 기대는 내일로 이르게 하는 연료다. 희망은 어제를 잊게 만드는 지우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