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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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의 '암흑관의 살인'책|만화|음악 2009. 12. 7. 23:23
1300 페이지가 넘는 압도적인 분량, 시공간을 뒤흔드는 구조, 그리고 복합적인 서술의 혼용은 확실히 이전의 슬림하게 잘 빠진 퍼즐북 느낌의 관 시리즈와 다르다.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 수수께끼의 건축물, 밀실 미스터리에 인간의 검은 욕망이 결합된 특유의 형식은 여전하지만, 암흑관은 보다 이 시리즈 자체의 근원을 정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주력한다. 따라 배경은 두터워지고, 서술은 산만하며, 트릭이 약해진 게 사실. 더욱이 총정리 및 앞으로의 예습격인 뉘앙스라 관 시리즈를 전혀 모른다면 재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현재 십각관과 시계관을 제외한 나머지 관 시리즈는 절판!) 그럼에도 막판에 펼쳐지는 그 오랜 기다림의 끝엔 달콤한 열매가 있으리라. 일본 특유의 복잡하고 그로테스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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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책|만화|음악 2008. 1. 7. 21:57
안타깝게도 현재 추리소설에서 본격(혹은 고전) 형식의 퍼즐 미스테리를 접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의 진보와 매체의 다양화는 더 복잡하고 과학적인 사고와 자극적인 흥미만 요할 뿐, 페어 플레이 속에 피어나는 논리정연의 중요성은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다. 픽션들보다 더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현실의 무자비한 사건사고들이 가져다 주는 충격파가 한몫 했음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그런 면에서 현재 추리소설은 하드보일드와 사회파라는 스릴러, 반전과 싸이코패스 그리고 CSI만 남아 있을뿐, 엘러리 퀸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반 다인 등의 고전적 품격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가 버렸다. 여기 1987년 혜성처럼 등장한 아야츠지 유키노의 이 데뷔작은 그런 고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오마쥬이고, 복고지향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