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시간이 전설을 잊은 이야기.
    잡담 2008. 3. 12. 23:4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옛날에 내가 알던 황학동은 성인들의 지저분한 놀이터였다. 마초적이고, 알록달록 키치적인 유희와 싸구려 만물 기계들로 가득 찬 땀냄새, 그리고 수염난 아저씨들의 동네. 자라로 몸보신하고, 각종 성인기구들과 에로비디오로 눈을 현혹하며, 가끔 뒤져보면 러시아제 토카레프 권총도 구할 수 있다는 미지의 신세계. 어른들이 가실 때면 내게 '도깨비가 어린얘들 데꾸가니 넌 못간다'던 그 전설의 도깨비 시장.
     
    청계천 공사와 삼일 아파트의 철거로 그 추억은 기억의 이면으로 사라지고, 지금은 깨끗한 폐허가 되어버려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개발이란 이름의 환상은 전설을 그렇게 하나둘 떠나보낸다.


Designed by Tistory.